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국회를 방문한 찡 딩 중 베트남 경제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의 발언을 놓고 여야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 뉴시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국회를 방문한 찡 딩 중 베트남 경제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의 발언을 놓고 여야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이번에는 베트남 경제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 남성들이 결혼 상대로 베트남 여성들을 선호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문제가 됐다. 야권은 이 대표의 발언이 다문화 가정에 대한 모욕과 여성비하라고 일제히 비판했는데, 민주당은 이를 '말꼬리 잡기'로 규정하면서 여야 간 신경전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국회를 방문한 찡 딩 중 베트남 경제부총리와 만나 한국과 베트남의 교류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중 "부총리가 말한 것처럼 한국에 있는 남자하고 결혼하는 베트남 여성들이 아주 많은데 다른 나라 여성들보다 베트남 여성들을 제일 선호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이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평화당과 정의당이 일제히 이 대표를 비판하고 나섰다.

송희경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4일 논평을 통해 "역시 민주당은 바뀐 게 없다. 여성비하 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은 달라진 게 전혀 없다"며 "이러한 발언은 다문화 가정에 대한 모욕과 비하를 넘어 여성에 대한 몰이해와 차별의 정서에서 나온 것"이라고 비판하며 이 대표의 사과를 촉구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도 "여성이 '상품'이자 '기호'의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집권 여당 대표라는 분의 시대착오적인 저질적 발언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김정현 평화당 대변인 역시 "집권여당의 당대표인 이 대표가 다문화가정에 대해 매우 편협하고 굴절된 시각을 갖고 있음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고, 최석 정의당 대변인도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중 대부분은 갓 스물을 넘긴 여성들로, 한국어도 배우지 못 한 채 홀로 혼인을 이유로 이국땅인 한국에 덩그러니 떨어지게 된다. 이것이 이 대표가 말하는 '한국 남성들이 선호하는 베트남 여성'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여당은 야권의 비판을 정치공세로 판단하고 반박에 나섰다. 이 대표의 발언을 야권이 과대 포장해 외교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현근택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가 베트남 부총리를 접견하는 자리에서 한 말을 두고, 야당의 말꼬리잡기 식 비판이 너무 과하다"며 "찡 딩 중 부총리는 접견 자리에서 '많은 베트남 여성이 한국 남자와 결혼했고 가정을 꾸리고 있다'고 말했고, 이 대표의 발언은 이에 동감한다는 취지에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두고 '시대착오적인 저질 발언'이라거나 '대한민국의 국격을 쓰레기통에 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등의 모질고 거친 표현을 쏟아내는 것은 전후 맥락을 살피지 않은 과도한 비판이자 백해무익한 정치공세일 뿐"이라며 "야당의 논평이 오히려 외교 문제로 비화되지 않을까 대단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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