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새로운 무학을 다짐하며 경영일선으로 돌아온 최재호 회장. /무학
완전히 새로운 무학을 다짐하며 경영일선으로 돌아온 최재호 회장. /무학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최재호 무학 회장은 ‘좋은데이’를 다시 맞이할 수 있을까. 다시 돌아온 그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최재호 회장은 지난 10월 창립 89주년 행사를 통해 경영일선으로의 복귀를 전격 선언했다. 지난 약 1년간 무학 좋은데이나눔재단 이사장 및 이사회 의장직만 수행해온 그가 다시 대표이사로서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재호 회장은 복귀와 함께 강도 높은 혁신과 이를 통한 제2의 도약을 다짐했다. 경영·영업·생산연구·사회적책임 등 4개 부문에서 12개 실천과제를 설정하고, 2020년까지 전국 시장점유율 15%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전격적인 복귀 이후 2개월이 지난 가운데, 무학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조직 혁신을 진행하고 있다”며 “그동안 미흡했던 부분들을 진단해보고, 이를 개선 중”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완전히 새로운 무학’을 만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최재호 회장 앞엔 난제가 적지 않다.

먼저, 시장 여건이다. 최근 경기 불황 등의 여파로 주류시장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소주시장은 저성장 기조 속에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에 기반을 둔 하이트진로-롯데주류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지역소주의 입지는 점점 더 줄어드는 모양새다.

경남을 기반으로 한 무학은 ‘저도수 소주’를 앞세워 2011년부터 소주시장에 지각변동을 몰고 왔다. 이후 경남은 물론 부산지역에서도 탄탄한 입지를 굳히며 80~90%의 지역점유율을 달성했고, 이를 바탕으로 수도권에 적극 진출하며 ‘전국구’로의 도약을 꾀했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무학의 발걸음은 꼬이기 시작했다. 수도권 공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탄탄했던 지역 내 입지도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른바 ‘지역홀대론’이 제기된 가운데, 지역 라이벌 대선주조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무학의 부산·경남 점유율은 50% 아래로 뚝 떨어졌고, 급기야 지역점유율 1위 자리도 빼앗기고 말았다. 무학의 이 같은 행보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쳤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웠다.

새롭게 비전을 선포한 최재호 회장도 이 지점에서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과 수도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하는 상황인데 여러모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무학 관계자는 “현재 소주시장의 여건이 좋지 않다”며 “영업적인 부분은 차차 다져나갈 계획이며 지역과 수도권 모두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연이은 논란으로 훼손된 이미지와 신뢰를 다시 구축하는 것 역시 완전히 새로운 무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중요한 숙제다.

이처럼 여러모로 쉽지 않은 여건 속에 돌아와 ‘완전히 새로운 무학’을 선포한 최재호 회장. 그가 무학의 ‘좋은 데이’를 다시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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