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가 두 번째 수제버거 브랜드인 '버거플랜트' 1호점을 정식 오픈했다. 사진은 지난 6월 선보인 버거플랜트 코엑스 팝업스토어. / 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가 두 번째 수제버거 브랜드인 '버거플랜트' 1호점을 정식 오픈했다. 사진은 지난 6월 선보인 버거플랜트 코엑스 팝업스토어. / 신세계푸드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외식업계의 시선이 신세계푸드로 쏠리고 있다. 외식시장에서 확고한 카테고리를 형성하고 있는 수제버거에 새롭게 도전장을 던지면서 그 성공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자니로켓’에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한 신세계가 자체 개발한 브랜드 ‘버거플랜트’로 설욕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 수제버거 재도전하는 신세계푸드의 속사정

식품‧외식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렸던 신세계푸드의 두 번째 버거 브랜드가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신논현역과 논혁역 중간 지점의 강남대로 변에 위치한 일렉트로마트에 버거플랜트의 공식 1호점이 4일 오픈했다.

이번 1호점은 지난 6개월간의 테스트를 거쳐 도출된 최종 결과물이다. 앞서 신세계푸드는 지난 6월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버거플랜트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수렴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코엑스 팝업스토어는 폐점시키지 않고 신규 인테리어를 적용한 후 계속해서 정식 매장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버거플랜트는 신세계푸드에게 각별한 의미가 담긴 브랜드다. 업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그저 그런 브랜드가 돼서는 안되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다.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있는 자니로켓을 대신해 신세계푸드의 명예를 회복시켜줘야만 하는 숙명을 안고 태어난 그런 브랜드다.

이미 신세계푸드는 미국산 수제버거 브랜드인 자니로켓을 운영 중에 있다. 하지만 운영 상황은 영 신통치 않은 편이다. 국내에 소개된 지 8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브랜드 인지도가 물리적인 시간에 비해 모자라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땅을 밟은 지 2년 남짓한 SPC의 쉐이크쉑 보다도 뒤떨어진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수입된 시점이 6년을 앞서고 있음에도 국내에 수제버거를 보편화 시킨 주역이라는 타이틀은 쉐이크쉑이 쥐고 있는 형편이다.

◇ 자니로켓 ‘청담 트라우마’, 논현서 씻을까

현재 자니로켓의 점포수는 31개. 이는 기업의 구내식당 형태로 들어간 7곳의 BtoB 매장이 더해진 수치로 실제 일반 소비자들을 상대로 한 매장은 24곳이다. 1년에 3개씩 점포를 늘려온 셈인데,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성장 속도가 더디다는 평가다. 국제적으로 더 희소가치가 높은 쉐이크쉑이 국내 진출 2년 만에 7호점을 확보한 것과 대비된다. 여기엔 좀처럼 탄력이 붙지 않는 가맹사업의 영향이 적지 않다. 2016년 7개월 개시한 가맹점은 현재 5곳에 그치고 있다.

신세계푸드의 설욕 의지는 ‘지정학’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브랜드의 향배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버거플랜트 1호점과 쉐이크쉑 1호점과의 거리는 불과 600m 남짓. 이는 자니로켓 청담점이 쉐이크쉑 2호점과 600m 가량 떨어진 곳에 매장을 열었다 폐점 수순을 밟아야 했던 쓰라린 과거와 자연스레 오버랩 되면서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세계푸드의 의욕이 너무 앞서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내놓는다. 신세계푸드는 버거플랜트를 3년 안에 100개 매장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안고 있다. 이미 국내 햄버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상태에서 무리한 수치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직영 체제로 운영한 후 하반기부터는 프랜차이즈 사업에 돌입하면 출점에 속도가 붙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버거플랜트는 일반 패스트푸드보다는 고급스러우면서도, 쉐이크쉑보다는 가격 경쟁력이 앞서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며 “가성비를 따지는 경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분위기로 봤을 때 이 점을 잘 활용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어 보이며, 그룹사가 보유하고 있는 유통채널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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