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10 22:06 (월)
미 국채, 11년 만에 장단기금리 역전… “경기침체 전조” vs “FOMC 결과 봐야”
미 국채, 11년 만에 장단기금리 역전… “경기침체 전조” vs “FOMC 결과 봐야”
  • 현우진 기자
  • 승인 2018.12.06 18: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일(현지시각)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800p 가까이 급락했다. 장기채권 금리가 단기채권 금리보다 낮아지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진 것이 원인이다. /뉴시스‧AP
5일(현지시각)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800p 가까이 급락했다. 장기채권 금리가 단기채권 금리보다 낮아지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진 것이 원인이다. /뉴시스‧AP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11월 초부터 시작된 미국 장기채권 금리의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단기채권 금리의 꾸준한 상승세와는 대조적이다.

최근에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장기채권 금리가 단기채권 금리보다 낮아지는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5일(현지시각) 현재 미국 국채 5년물의 금리는 2.758%로 3년물 금리(2.813%)보다 낮다.

◇ 경기침체 우려에 장기금리 하락… ‘완전 역전’ 머지않아

블룸버그는 5일(현지시각) 기사에서 현재 채권시장을 ‘부분적인 장단기금리 역전’이라고 평가했다. ‘완전한 장단기금리 역전’은 국채 10년물 금리가 2년물 금리보다 낮아지는 것을 가리킨다. 

블룸버그의 정의대로라면, 부분적인 역전 현상에 접어든 미국 채권시장이 ‘완전 역전’ 상태로 변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듯하다. 5일(현지시각) 기준 미국 국채 2년물의 금리는 2.774%며 10년물 금리는 2.879%다. 지난 15개월 동안 2년물 금리가 1.5%p 오른 반면 10년물 금리의 상승폭은 그 절반인 0.8%p 수준에 그쳤다. 현재 두 채권금리의 격차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좁은 수준이다.

채권 만기와 만기수익률(금리)의 상관관계, 즉 수익률 곡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물가상승률이다. 만기가 멀수록 물가가 많이 오를 것이기 때문에 국채 10년물을 구입하는 투자자들은 2년물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한다. 일반적으로 만기가 길수록 채권금리가 더 높은 이유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은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의 경제 전망도 담고 있다. 경제전망이 장밋빛이면 기대 물가상승률도 높다. 반대로 장단기금리의 역전, 즉 우하향하는 수익률 곡선은 투자자들이 경기 악화를 의심하고 있음을 뜻한다. 포브스 조사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미국 장단기금리가 역전된 사례는 모두 5번 있었으며, 당시 미국 경제는 예외 없이 모두 부진했다. 블룸버그는 2008년 금융위기 직전에도 10년물 금리가 2년물 금리보다 낮아졌던 것을 상기시키며 장단기금리 격차를 “가장 신뢰할 만한 거시경제 전망 지표”라고 표현했다.

뉴욕 증시 역시 장단기금리의 역전을 투자자들의 불안으로 해석했다. 5일(현지시각)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799.36p 하락했다.

◇ 12월 FOMC 결과에 주목… 연준 불신 해소할까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지난 2년간 기준금리를 7차례 인상했다는 점에서, 최근 1~2년 사이 단기채권 금리가 빠르게 오른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 반면 장기금리의 하락세는 보다 근본적인 곳에 원인을 두고 있다. 

빌 코널리 전 듀크대학 교수는 5일(현지시각) 포브스에 실은 기고문에서 “장기금리는 단기금리에 비해 연준의 영향력이 적다. 단기금리의 빠른 증가세는 연준의 양적완화 중단 계획에서 비롯됐지만, 장기금리의 하락은 경제 전망이 악화된 결과다”는 의견을 밝혔다. 1,200억달러가 넘는 자산을 보유해 ‘채권왕’이라는 별명을 얻은 제프 군드라흐 더블라인 CEO도 4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장단기금리의 역전은 미국 경제 기초의 약화를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증권시장의 황금기가 끝났다는 인식과 함께 경제성장률 전망이 악화된 것이 장기금리가 고개를 숙인 이유라는 뜻이다.

다만 군드라흐 CEO는 여전히 연준이 핸들을 잡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채권 투자자들이 2019년에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연준의 계획을 불신하기 시작한 것이 금리 역전의 원인 중 하나”라는 이유에서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지난 11월 28일(현지시각) “기준금리가 경제에 중립적인 범위 ‘바로 밑’에 머물러있다”고 발언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초 월스트리트에서는 연준이 2019년 중 금리를 3차례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최근에는 2회 인상을 지지하는 의견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투자자들의 관심은 12월 19일(현지시각)까지 종료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모인 상태다. 연준이 이날 성명에서 금리인상 계획을 얼마나 확실하게 밝히느냐에 따라 장단기금리 격차의 향방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박스는 '광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