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10 22:06 (월)
‘오비이락’? SK건설, 연말 인사 뒷말 무성
‘오비이락’? SK건설, 연말 인사 뒷말 무성
  • 범찬희 기자
  • 승인 2018.12.07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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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의 수장이 전격 교체 됐다. 6일 SK그룹은 연말 임원 인사를 통해 조기행 부회장을 퇴진시키고, 안재현 사장을 새 CEO로 선임했다. / 네이버 지도
SK건설의 수장이 전격 교체 됐다. 6일 SK그룹은 연말 임원 인사를 통해 조기행 부회장을 퇴진시키고, 안재현 사장을 새 CEO로 선임했다. / 네이버 지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SK건설이 단행한 연말 임원 인사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조기행 부회장이 라오스 댐 붕괴 사고에 따른 문책성 인사를 피하기 힘들 것이란 업계 예측이 맞아 떨어졌다. 회사 측은 “그룹 차원에서 이뤄진 세대교체 일 뿐”이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의구심 섞인 시선은 쉽게 걷어지지 않고 있다.

◇ 세대교체 바람 못 피한 조기행 부회장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일까. 지난 7월 발생한 라오스 댐 붕괴사고로 곤궁한 처지에 몰렸던 조기행 SK건설 부회장이 연말 인사 태풍을 피해가지 못했다.

6일 SK그룹은 조 부회장을 용퇴시키고 안재현 SK건설 사장(COO)을 새 CEO 자리에 앉혔다. SK건설에서 인더스트리 서비스 부문장과 글로벌마케팅부문장 등을 지낸 안 사장은 이미 ‘사장’ 직급을 가진 상태에서 직책이 올라간 승진 케이스다.

이번 인사와 관련해 SK 측은 “세대교체의 일환”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차세대 리더를 전진시키는 그룹 차원의 전략일 뿐, 경영성과가 반영된 인사와는 거리가 멀다는 설명이다. 실제 안 사장을 포함해 연말 인사를 통해 CEO로 승진한 계열사 사장 4명 모두 1964~1966년에 태어난 50대 초·중반의 연령이다.

조 부회장의 임기가 2년 넘게 남았다는 점 역시 그의 퇴진이 매끄럽지 않아 보이는 이유로 거론된다. 본래 조 부회장의 임기는 2021년 3월까지다. 하지만 조기 퇴진 역시 조 부회장에게만 해당하는 사항이 아니라 그다지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 수펙스추구협의회 ICT위원장으로 거취를 옮기게 된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의 임기 또한 2021년까지였다. 이재훈 SK가스 사장의 임기 또한 2020년 3월까지로 여유가 있는 편이었다.

◇ 라오스 사태에 실적 악화까지… ‘찜찜한 퇴임’

그럼에도 유독 조 부회장에 관해서만 뒷말이 흘러나오고 있는 건 어쩌면 SK건설 스스로 자초한 면이 크다는 지적이다.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최고경영자를 향해 ‘문책성’이라는 시선이 쏟아지는 건 해당 회사가 처한 현실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7월 라오스에서 수많은 사상자와 이재민을 낳은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댐 붕괴 사고의 책임이 시공사인 SK건설에 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사고 발생 후에도 SK건설은 부적절한 대처로 도마에 올랐는데, 댐이 붕괴된 원인을 폭우 때문이라고 주장해 적잖은 비판을 샀다. 또 댐 붕괴사고와 관련해 방한한 국내 및 태국‧캄보디아 시민단체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나빠진 건 라오스 사고로 인한 회사의 신뢰성과 이미지 뿐 만이 아니다. 조 부회장 단독 대표 체제 아래서 SK건설은 실적 개선을 이뤄내는 데 실패해왔다. 조 부회장 홀로 키를 잡았던 지난해 SK건설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 감소한 6조4,398억원에 머물렀다. 영업이익(2,023억)과 당기순이익(555억)은 같은 기간 각각 8%, 36% 씩 줄어들었다. 특히 이번 인사와 가장 근접한 지난 3분기 영업익은 26억원에 그쳤는데,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95% 감소한 수치다.

조기행 부회장의 이번 퇴임을 단순히 오비이락으로만 보기에 찜찜한 건 바로 이러한 배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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