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드루킹 김모 씨가 법정에서 팽팽한 공방을 벌였다. 드루킹은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의 시연과 김경수 지사의 지시를 주장한 반면 김경수 지사는 드루킹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 뉴시스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드루킹 김모 씨가 법정에서 팽팽한 공방을 벌였다. 드루킹은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의 시연과 김경수 지사의 지시를 주장한 반면 김경수 지사는 드루킹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끝까지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도 “법정에서 증인 신문으로 모든 게 얘기된 것 같다”며 자신의 결백을 강조했고, “재판부에서 알아서 잘 판단할 것”이라며 무죄를 확신했다. 반대로 드루킹 김모 씨는 신경질적인 반응이 계속됐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드루킹은 김경수 지사 측의 질문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 위증죄로 고소해라”는 식으로 답변하다 재판부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이날 김경수 지사와 드루킹은 첫 법정 대면을 가졌다. 지난 8월 9일 특검 대질 신문을 받은 이후 약 3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쟁점은 김경수 지사의 댓글 조작 지시 여부였다. 드루킹은 특검으로부터 “김경수 지사 앞에서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시연했느냐”는 질문을 받은 뒤 “당연하다”고 답했다. 뿐만 아니다. 그는 “문재인 후보가 경공모의 발음을 어려워했다”고 말했다. 즉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자신들의 활동을 잘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드루킹은 당시 김경수 지사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이 발음을 어려워한다는 설명을 듣고 경공모를 경인선으로 소개하도록 했다. 당초 경인선은 경공모 인터넷 선플 운동단의 약자로, 경공모의 하부 조직이었다는 게 드루킹의 설명이다.

김경수 지사는 드루킹 진술의 신빙성을 꼬집었다. 드루킹 일당이 진술을 사전 모의한 정황이 계속 드러나지 않았느냐는 것. 김경수 지사 측은 재판부에 “드루킹이 자신의 기억에 따라 진술하는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본인이 설명할 수 있는 이유를 대면서 다른 대답을 했다”면서 “드루킹이 필요하면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꾼다는 것을 염두에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특검은 “드루킹이 경찰 조사 과정에서 사실과 다르게 일부 진술한 점”을 인정하면서도 “드루킹이 법정에서 거짓말할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김경수 지사는 일관적 입장을 보였다. 시연회를 본 적도 없고, 댓글조작을 지시하거나 승인한적 없다는 것.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드루킹에게 역제안 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인사청탁과 인사추천은 다른 것”이라며 “열린 인사추천제를 활용해 청와대 인력 풀에 추가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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