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차이'를 주제로 한 예능프로그램 '요즘애들'과 '나이거참' / JTBC '요즘애들', tvN '나이거참'  공식 홈페이지 캡처
'세대차이'를 주제로 한 예능프로그램 '요즘애들'과 '나이거참' / JTBC '요즘애들', tvN '나이거참' 공식 홈페이지 캡처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같은 하늘 아래 각기 다른 언어, 생각, 문화 등을 구축하고 있는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기 위해 예능프로그램이 나섰다. ‘세대차이’를 예능으로 녹인 것. 바로 ‘요즘애들’과 ‘나이거참’을 통해서다.

지난 2일 첫 방송된 JTBC ‘요즘애들’은 요즘 어른과 요즘 애들이 만나 특별한 호흡을 선보이는 예능프로그램이다. 유재석·안정환이 주축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요즘애들’은 젊은 세대들의 리얼한 문화를 경험하기 위해 만 24세 이하의 신청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현재 JTBC '요즘애들‘ 공식홈페이지에는 ’요즘애들 출연신청‘ 코너가 따로 마련돼 있다. 만 24세 이하면 누구나 자신을 소개하는 영상을 촬영해 지원할 수 있는 것. 영상을 바탕으로 각기 매력을 느낀 사연자를 향해 출연진들이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요즘애들' 공식 홈페이지에 마련된 '요즘애들 출연신청' 코너 속 적혀 있는 지원 자격 요건 / JTBC '요즘애들' 공식홈페이지 캡처
'요즘애들' 공식 홈페이지에 마련된 '요즘애들 출연신청' 코너 속 적혀 있는 지원 자격 요건 / JTBC '요즘애들' 공식홈페이지 캡처

최근 방송된 ‘요즘애들’에서는 안정환과 하온이 이색 동아리인 ‘연남동’(연어를 남김없이 먹는 동아리)을 찾아가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는가 하면, 유재석과 한현민이 이색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참가자 장주영 씨를 찾아가 일상을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키즈 테마파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20세 초반인 장주영 씨의 사례는 젊은 세대들의 공감대를 자아내고 있어 눈여겨 볼 필요성이 있다. 장주영 씨는 과거 부모님을 설득하려고 썼다는 고등학교 자퇴 계획서를 보여줘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의 고등학교 자퇴 계획서에 적힌 자퇴 이유에는 ▲학교를 다니면 더 이상 미래가 없을 것 같다 ▲진정한 내 삶을 살기보다는 시험과 수행평가에 쫓겨 스트레스만 받는다 ▲학창시절의 추억도 소중하지만 내 미래는 더욱 소중하다 등이 적혀 있었고, 해당 대목에 젊은층들은 큰 공감을 표하고 있다.

장주영 씨의 고등학교 자퇴 계획서 사연을 전한 유재석과 한현민 / JTBC '요즘애들' 방송화면 캡처
장주영 씨의 고등학교 자퇴 계획서 사연을 전한 유재석과 한현민 / JTBC '요즘애들' 방송화면 캡처

거침없는 솔직한 매력을 발산한 장주영 씨는 “올 F를 맞고 학사경고를 받았다”고 말하자 유재석은 “나와 공통점이 있다. 나는 학사경고를 받고 그냥 자퇴했다”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어 장주영 씨는 “좋은 성적을 받고,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과 집, 차를 가져야만 행복한 줄 알았다. 어느 날 스티브잡스의 영상을 보다가 ‘남들의 삶을 사느라 자신의 삶을 낭비하지 마라’는 강연을 봤다. 80대가 되어 내 인생을 돌아봤을 때 후회할 것 같았다”고 자신만의 인생관을 소개했고 묵묵히 그의 말을 들어주던 유재석과 한현민은 박수갈채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 훈훈함을 자아냈다.

‘나이거참’도 만만치 않은 세대차를 극복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tvN 4부작 예능프로그램 ‘나이거참’은 나이도 생각도 너무 다른 할아버지와 10대 어린이가 함께 서로의 to-do 리스트를 실행하며 우정을 쌓아나가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할아버지들과 10대 어린이들의 세대차이를 다룬 예능프로그램 '나이거참'/ tvN '나이거참' 방송화면 캡처
할아버지들과 10대 어린이들의 세대차이를 다룬 예능프로그램 '나이거참'/ tvN '나이거참' 방송화면 캡처

할아버지로 프로그램에 출연한 전원책‧설운도‧변희봉은 아이들과 좌충우돌한 일상을 보내며 시청자들에게 소소한 웃음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평균 연령 57세 차이차를 극복하고 할아버지들은 아이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아이들은 그런 할아버지에게 조금씩 맞추는 모습을 보여 훈훈함을 자아낸다.

이쯤에서 해당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지게 된 계기가 궁금해진다. ‘요즘애들’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이창우 PD는 “요즘 애들이라는 키워드가 나왔을 때 호기심과 궁금증이 많았다. 나 역시 요즘 애들이라고 할 수 없는 세대이기 때문에 어린 친구들을 만나면 ‘요즘 애들은 뭘 먹니? 뭘 좋아하니? 어딜 놀러가니?’를 물어보곤 하는데 요즘애들의 모습을 직접 들어보는 장을 마련하고자 했다”며 “요즘 애들이 직접 영상을 촬영 및 편집해서 보여주는 과정이 가장 새롭게 보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이거참’ 연출을 맡은 이용수 PD는 보도자료를 통해 “각 출연자들의 특징을 바탕으로 가장 케미가 기대되는 조합으로 짝을 결정했다. 그러면서도 세 커플 모두 케미가 다르다.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색다른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짝을 이룬 출연자들이 단순히 함께 생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서로의 차이를 알아가고 이해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낼 것”이라고 전했다.

리얼리티를 가미한 예능으로 ‘세대차이’를 녹여냈다. 젊은 세대들에게 한 발짝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남다르다. 여기에 일부 전문가들은 ‘세대차이’를 녹인 예능프로그램이 TV를 떠나고 있는 젊은 세대들을 안방극장으로 다시 돌리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상황. 이들의 도전이 예능프로그램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현실 속 세대차이마저도 줄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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