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롯데쇼핑이 운전자본 증가로 인해 현금흐름이 지난해 대비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 네이버 지도
지난 3분기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롯데쇼핑이 운전자본 증가로 인해 현금흐름이 지난해 대비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 네이버 지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중국 사드 리스크를 떨쳐 내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롯데쇼핑이 안심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회사의 단기 채무능력을 보여주는 유동성이 업계 기대치를 밑돌고 있는 가운데, 운전자본 증가로 인한 현금흐름에도 빨간불이 켜져서다.

◇ 사드 리스크 떨쳐낸 롯데쇼핑?

지난 3분기 유통업계 IR 관련 최대 이슈 중 하나는 롯데쇼핑의 실적 개선 소식이었다. 당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조6,749억원 △1,991억원을 기록하는 등 깜짝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이 같은 수치는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각각 2.5%, 15.3%씩 증가한 수치다. 이는 롯데쇼핑이 그간 발목이 잡혀있던 중국 사드 리스크에서 완전히 해방됐다는 해석을 낳았다.

특히 계열사 핵심 사업이면서도 갈수록 그 비중이 감소하고 있는 백화점 부문이 선전했다는 점에서 롯데쇼핑을 더욱 안도케 했다. 백화점 부문의 3분기 누적 매출은 2조3,3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로 늘었다. 영업이익은 2,890억원으로 같은 기간 무려 37.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지역 등 해외패션 매출이 증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가장 많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할인점 사업에도 숨통이 트였다. 정상적인 영업활동 불가로 손실을 키우던 중국 쪽 매장을 매각한 작업이 효과를 발휘했다. 중국 화북지역 할인점 10개와 슈퍼 11개 등 현지 사업 철수로 인해 1,060억원의 중단사업손익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할인점 자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1.6% 늘어난 320억원을 기록했다. 또 2분기까지 1,200억원에 달하던 누적 영업적자는 17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 늘어난 운전자본, 반토막 난 현금흐름

이와 같은 호실적에도 롯데쇼핑은 마냥 자축할 수만은 없는 분위기다. 현금흐름이 나빠지면서 ‘돈맥경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1조5,693억원에 달했던 롯데쇼핑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올해 3분기 673억원으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이는 기업 활동에 소요되는 경비 성격인 운전자본이 늘면서 현금 유출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롯데쇼핑의 운전자본은 마이너스(-899억)를 기록할 정도로 원활한 현금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9개월 만에 롯데쇼핑의 캐시플로우는 급격히 악화되기에 이른다. 마이너스 상태이던 운전자본이 3,882억원으로 급증한 것이다. 이는 거래처와 외상 매출이 늘어나면서 당장 들어오는 현금이 감소한 영향이다.

지난해 연말 7,326억원 수준이던 롯데쇼핑의 매출채권은 올해 3분기 1조39억원으로 늘었다. 이와 관련 롯데쇼핑 관계자는 "9월 추석을 앞두고 신용카드 결제가 증가한 일시적인 영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롯데쇼핑의 매출채권은 5,010억원에 불과했다. 반대로 같은 기간 매입채무는 소폭 감소(7.9%)하면서 전체 운전자본이 증가하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유동비율 역시 100%를 채 넘기지 못하고 있는 것도 롯데쇼핑의 재무건전성이 우려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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