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가 최저임금인상과 노동시간단축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속도조절에 나서겠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문재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홍남기 원팀’을 강조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12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홍남기 부총리는 “시장의 기대와 달랐던 정책은 현장 목소리를 담아 보완하겠다”며 최저임금인상과 노동시간단축을 구체적인 사례로 들었다. 청문회 과정에서도 홍 부총리는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신 문재인 정부 3축 경제정책의 하나인 ‘혁신성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규제혁신과 중소기업지원 등을 통해 민간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1기 경제팀에서는 혁신성장이 소득주도성장에 가려진 측면이 있었다.

홍 부총리는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3축 경제를 유지하되 경제 상황을 고려해 경제 활력 제고 및 체질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면서 “경제 활력의 주역은 민간이며 정부는 민간을 지원하는 서포터”라고 정부의 역할을 제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홍 부총리 중심의 ‘원팀’을 강조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전날 홍 부총리로부터 첫 업무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은 “현 경제상황이 엄중한 만큼 경제팀은 신임 부총리 중심의 원팀으로 운영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격주로 보고할 수 있게 해달라”는 홍 부총리의 요청은 수락한 뒤, “필요하다면 그 보고 내용을 국민들에게도 알리자”고 했다.

경제관련 부처 장관들과 청와대 참모들의 ‘조율모임’도 문 대통령은 허락했다. 과거의 ‘서별관 회의’와 비슷한 성격으로 해석된다. 서별관 회의는 경제부처 장관들과 청와대 참모, 한국은행 총재 등이 참석해 진행하는 비공개 경제관련 상황점검회의다. 하지만 회의의 법적근거가 없고, 한국은행 독립성 문제와 밀실회의라는 점이 논란이 돼 2016년 이후 사실상 폐지됐었다.

이 같은 비판을 감안한 듯 한국은행 총재는 ‘조율모임’에 불참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여기에 더해 베일에 가려졌던 ‘서별관 회의’와 달리 공개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문 대통령도 “모임이 좀 더 투명하게 운영되고 활발한 토의가 이뤄지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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