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도 어느덧 보름 밖에 남지 않았다. 한반도 정세에 큰 변화가 찾아온 역사적인 한 해가 어김없이 저물고 있다. 한 해를 돌아보며 더 나은 미래를 다짐하는 시기다. 돌이켜보면, 올 한 해도 다른 해와 마찬가지로 많은 사건사고와 논란이 있었다. 그중엔 끊이지 않고 반복되고 있는 문제들도 적지 않았다. 모두가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는 문제다. 2019년엔 반드시 이별해야할 우리사회의 고질병을 진단해본다.

올해도 어김없이 다양한 갑질 사건이 세간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다양한 갑질 사건이 세간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시사위크=정수진 기자] 갑질.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는 단어다. 처음엔 주로 재벌이나 대기업 같은 막강한 힘을 지닌 이들의 갑질이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지만, 이제는 ‘만인에 의한 만인의 갑질’로 양상이 번져나가고 있다.

올해 역시 소위 ‘있는 사람들’의 갑질이 끊이지 않았다. 과거 ‘땅콩회항’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던 한진그룹 일가가 또 다시 갑질 논란에 휩싸인 것을 비롯해 유력 신문사 집안의 어린 소녀가 운전기사에게 막말을 퍼부었고, 음란물로 돈방석에 앉았다는 지적을 받는 양진호 회장은 상식을 벗어난 갑질로 충격을 안겼다.

뿐만 아니다. 특별할 것 없는 일반인이 마찬가지로 평범한 이들을 향해 갑질을 부리는 일도 심심치 않게 벌어졌다.

대표적인 것이 맥도날드 갑질 사건이다. 지난달 울산의 한 맥도날드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서는 고객이 점원 얼굴에 햄버거를 던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점원에게 심각한 모멸감을 안겨준 이 같은 행동의 이유는 ‘세트로 주문했는데 단품이 나왔다’는 것이었다. 이어 이달 초에도 서울의 한 맥도날드매장에서 고객이 점원을 향해 햄버거 포장 봉투를 던지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역시 이유는 단순했다. 주문한 음식을 가져가는 문제를 두고 실랑이를 벌이다 봉투를 던졌다.

갑질의 주된 무대 중 하나인 백화점에서도 사건은 반복됐다. 이달 초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백화점 속옷 매장에서 근무하다 고객으로부터 폭행을 동반한 갑질을 당했다는 내용이 올라와 파문을 일으켰다.

도로 위에서 시시각각 벌어지는 난폭운전과 보복운전도 큰 틀에서 갑질에 해당한다.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 없이, 오직 자신의 감정만을 앞세운 행동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끊이지 않는 갑질 사건은 이제 더 이상 새로울 것 없는, 어쩌면 지긋지긋하기까지 한 소식이다. 그러나 매년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

갑질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일부 긍정적인 변화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과거 점원 또는 직원들을 약자로 내몰았던 기업들이 이제는 다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직장 내 갑질을 막기 위한 법안 마련 요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긴 어렵다.

갑질은 결국 우리 사회 구성원 각자의 노력을 통해 근절될 수 있다.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에서 한 걸음 벗어나 남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나 자신, 또는 내 소중한 사람이 언제든 갑질로 봉변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을 새겨둔다면, 갑질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마음가짐을 널리 확산시킬 수 있는 것은 서로를 배려하는 교육과 사회적 분위기다.

2019년 이맘때 갑질을 떠올리지 않는 사회가 된다면, 우리 모두 조금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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