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갈등설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최종구(오른쪽)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서울 여의도 63컨벤션그랜드볼룸홀에서 열린 '금융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뉴시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갈등설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최종구(오른쪽)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서울 여의도 63컨벤션그랜드볼룸홀에서 열린 '금융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갈등설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사실무근”이라는 부인했지만 안팎에선 내년도 예산 편성 문제를 계기로 양 기관의 해묵은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금융위는 오는 19일 정례회의에서 금감원의 내년도 예산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를 앞두고 금감원 내에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내년도 예산이 대폭 삭감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금감원은 지난달 내년도 1~3급 직원 비중을 43.3%에서 35%로 줄이겠다는 계획안을 당국에 제출했지만 금융위는 이를 30% 이하로 줄이라고 요구했다. 또 업무추진비와 인건비 축소 등의 예산안 추가 삭감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같은 지침이 전달된 후, 양 기관 사이에는 불편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우선 금감원 노조는 3일 성명서를 내고 “금융위가 심사권을 무기로 금감원 길들이기에 나섰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여기에 2년 연속으로 경영평가에서 C등급까지 받자, 금감원 내에서 불만의 목소리는 더 고조되는 모양새다. 

금융위는 최근 금감원의 2017년 경영평가를 마무리하고 10일 금감원에 ‘C’ 등급을 공문으로 통보했다. 지난해 금감원은 2016년도 평가에서 C 등급을 받아 성과급이 전년보다 약 30% 삭감된 바 있다. 이번에 또 다시 C등급을 받으면서,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삭감된 수준으로 성과급이 지급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감원장의 불협화음설도 심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안팎에선 최근 윤 금감원장이 기자간담회를 돌연 연기하고, 금융소비자유공 시상식에 불참한 것이 이같은 갈등설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다만 최 위원장은 이같은 갈등설을 부인했다. 최 위원장은 14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36차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금감원 예산 문제를 둘러싼 갈등설에 대해 “금감원 예산 문제는 감사원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요청에 따르는 것”이라며 “갈등이라고 표현할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금융권 안팎에선 양 기관의 누적된 갈등이 이번에 예산문제로 표면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케이뱅크 특혜의혹 해명, 금융회사 내부통제 태스크포스(TF) 운영 등 각종 현안을 두고 이견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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