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인재확보 등을 위해 위해거점확대에 나섰다. / 뉴시스
구글이 인재확보 등을 위해 위해 거점확대에 나섰다. / 뉴시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형 IT기업들이 뉴욕 등 다른 도시에 속속들이 거점을 마련 중이다. 살인적인 물가 등으로 젊은 인재를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에서 둥지를 트는 모양새다.

뉴욕타임즈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각) 구글이 미국 뉴욕 맨하튼 남부 웨스트빌리지에 ‘구글 허드슨 스퀘어’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사업은 약 16만㎡ 규모에 2개 빌딩을 세우는 계획으로, 10억 달러가량이 투입된다. 지난 2월 맨해튼 피어57에 건설 중인 빌딩의 15년 임대계약에 이은 것으로, 실리콘밸리의 대표기업이 타 도시 거점마련에 힘을 쏟는 셈이다.

이는 구글뿐만 아니라 실리콘밸리에 입주한 IT기업 전반에 나타나고 있다. 앞서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지난달 제2 본사를 세울 도시로 워싱턴 D.C. 인근 버니지아주와 뉴욕 퀸스 롱아일랜드를 선정했다. 당시 아마존 측은 총 50억달러(5조6,000억원)의 직접투자와 5만명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애플, 페이스북, 링크드인, 우버 등도 최근 뉴욕 등지로 거점을 확장 중이다.

◇ 집값, 물가 탓에 ‘탈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실리콘밸리가 미 IT업계의 발전과 혁신을 대표하는 곳이지만, 경영에 적합하진 않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여기엔 살인적인 물가와 집값(임대료 등)으로 인재들이 오길 꺼려한다는 점이 꼽힌다.

실제 실리콘밸리리더십그룹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실리콘밸리 지역의 일자리는 29% 증가한 반면, 주택공급 상승분은 4%에 불과했다. 구글, 페이스북 등의 성장으로 근로자가 몰린 반면 주택 수는 한정된 탓이다.

이에 실리콘밸리에선 억대 연봉의 근로자도 캠핑카에서 생활하는 등 노숙자 신세를 면치 못한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또 임대료에 부담을 느낀 기존 주민들 중 다수가 노숙자 신세에 처하면서, ‘노숙자세’를 만들자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노숙자세’는 물가·집세 상승에 대한 책임을 IT대기업들에게 묻기 위해 매기는 추가세금이다.

경영은 물론 거주환경이 좋은 타 지역으로 거점 마련에 나선 셈이다. 특히 뉴욕과 그 인근엔 컬럼비아대, 뉴욕대, 코넬텍, 프린스턴대, 하버드대, 예일대 등이 위치했다. IT, AI(인공지능) 관련 인재확보에 더 용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뉴욕타임즈는 구글 최고재무책임자 루스 포랫의 발언을 인용, “뉴욕시는 세계적인 수준의 다양한 인재들이 모여드는 곳”이라며 “2000년 뉴욕에 사무소를 차린 후 지속했던 이유”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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