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메시지 서비스인 ‘Rich Communication Services(RCS)’의 국내 공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차세대 메시지 서비스인 ‘Rich Communication Services(RCS)’의 국내 공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RCS’가 또 다시 뜨고 있다. 별도의 앱 없이도 메시지, 그룹채팅 등을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르면 이달 안으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서 RCS를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통신사와 구글 등도 협력하는 상황이다. 다만, 국내에서 RCS가 활성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카카오톡이 메시징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만큼 성공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고 있다.

◇ 또 ‘RCS’ 나올까… ‘삼성전자-통신사 연대’

차세대 메시지 서비스인 ‘Rich Communication Services(RCS)’의 국내 공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통신3사와 함께 RCS를 선보일 계획이다. 시기는 이르면 이달 안으로 예상된다. 

RCS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에서 만든 메신저 규격이다. 별도의 메신저 앱 설치 없이도 메시지(SMS) 및 고화질 대용량 멀티미디어 파일 전송, 그룹채팅 등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RCS를 스마트폰 운영체제(OS)에 적용하게 되면 카카오톡, 라인 등에서 제공하는 기능 전반을 일반 메시지 창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상대방이 문자를 읽었는지 확인도 가능하다. 

애플은 이미 자체 RCS를 시행 중이다. 애플 생태계 ‘iOS’에서만 사용 가능한 ‘아이메시지’다. 아이메시지는 카카오톡과 같은 단체 채팅, 멀티미디어 전송, 음성메시지 전송 등이 가능하다. 애플 사용자간 이용이 가능하다. 아이폰 사용자간 문자 전송은 무료며, 문자를 받는 상대방이 iOS를 사용하고 있으면 자동으로 아이메시지로 전송된다. 애플은 활성화에도 성공했다.

국내에서도 RCS가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RCS는 삼성전자의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스마트폰 OS 업데이트를 통해 고객들에게 RCS를 제공할 계획으로, 갤럭시노트9, 갤럭시S9 등에 우선 적용한 이후 순차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통신사간 연동 계획은 미지수다. 이에 따라 RCS가 제공된다고 해도 당분간 KT 사용자는 KT 사용자와, SK텔레콤 사용자는 SK텔레콤 사용자간 사용만 가능하다.

RCS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에서 만든 메신저 규격으로, 별도의 메신저 앱 설치 없이도 메시지(SMS) 및 고화질 대용량 멀티미디어 파일 전송, 그룹채팅 등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GSMA 홈페이지
RCS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에서 만든 메신저 규격으로, 별도의 메신저 앱 설치 없이도 메시지(SMS) 및 고화질 대용량 멀티미디어 파일 전송, 그룹채팅 등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GSMA 홈페이지

◇ 목적은 ‘생태계 구축’·‘주도권 되찾기’… 성공 확률은?

국내 RCS 제공은 삼성전자와 통신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보인다. 생태계 구축에 나서는 삼성전자와 문자메시지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통신사의 합작품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자체 운영체제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행보다. 지난 2016년 RCS 기술 기업인 ‘뉴넷 캐나다(NewNet Canada)’를 80억달러(약 9조원)에 인수한 이후 2년 만에 결과물을 내놓게 됐다. 당시 삼성전자는 RCS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기 위해 뉴넷 캐나다를 인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RCS 사용 가능 기기를 지속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아이메시지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다. 실제 애플 역시 아이메시지 활성화를 위해 아이폰뿐 아니라 아이패드 등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도록 설정했다. 삼성전자 역시 같은 이유로 적용 기기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안드로이드에서는 아이메시지와 같이 활성화된 RCS가 없는 만큼 삼성전자가 자체 RCS를 제공해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자사 영향력을 키우고, 이를 통해 기기 점유율도 높이겠다는 결정으로도 해석된다. 이를 위해 구글과의 협업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구글과 RCS 관련 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RCS 채택을 가속화해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메시징 경험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입장이다. 

통신사는 문자메시지 시장의 주도권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8에서 메시징 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 사장은 “메신저 플랫폼은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눈을 뜨면서 시작하고, 잘 때까지 계속 한다. 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 사장은 MWC 2018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과 만나 RCS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통신사에도 RCS가 중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공개될 RCS가 활성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한차례 실패한 바 있어서다. 지난 2012년 통신3사가 RCS 기반으로 ‘조인(Joyn)’이라는 서비스를 출시했으나 당시 카카오톡에 밀려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2011년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챗온(ChatON)’을 선보였지만 이 역시 고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며 2015년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톡은 가입자를 늘렸고 현재 국내 메신저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카카오톡 가입자는 4,000만명에 달하며 시장 점유율은 90% 이상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제약이 많은 새로운 메신저가 성공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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