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가 20일 오전 4시부터 '24시간 파업'과 함께 3차 집회를 개최한다. 사진은 이날 오전 부산 택시업체 두 곳의 주차장에 운행을 중단한 택시들이 주차된 모습. / 뉴시스
택시업계가 20일 오전 4시부터 '24시간 파업'과 함께 3차 집회를 개최한다. 사진은 이날 오전 부산 택시업체 두 곳의 주차장에 운행을 중단한 택시들이 주차된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택시업계가 카카오의 카풀 사업에 반대를 외치며 또 다시 파업과 집회를 개최한다. 이달 초 한 택시기사의 분신자살 후 한층 격해진 모양새지만, 시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특히 카풀업체들은 택시업계의 파업을 마케팅 기회로 삼는 모습이다. 다만 최근 정부가 마련한 타협의 장에 택시업계도 참여키로 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 집단행동 나선 택시업계, 여론은 ‘싸늘’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4개 택시단체로 구성된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는 20일 오전 4시부터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는 총파업을 시작했다. 다음날 오전 4시까지 24시간 진행하는 파업으로, 오후 2시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도 개최한다.

분위기는 지난 10월부터 열린 1~2차 파업 및 집회와 사뭇 다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앞서 열린 집회 당시 서울의 오전 택시운행률은 평소대비 80~90%에 달했다. 반면 20일 오전 9시 기준 서울의 택시운행률은 70%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많은 택시들이 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이달 초 ‘카카오 카풀’에 반대하는 한 택시기사의 분신자살 사건 이후 격해진 모습이다.

하지만 여론은 오히려 택시업계에 싸늘한 눈초리를 보낸다. 온라인상에선 ‘택시 파업으로 불편을 겪었다’는 말은 드문 반면, ‘택시 파업으로 도로가 혼잡하지 않아 좋다’는 반응이 다수를 이뤘다 승차거부 및 장거리손님 골라 태우기 등 택시업계의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팽배한데다가, 택시를 대체할만한 대중교통 수단이 과거보다 많은 탓으로 해석된다.

택시업계와 대척점에 선 카풀, 공유차 업체들은 이번을 마케팅 기회로 삼기도 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오늘 한정’이란 문구와 함께 카카오T카풀 ▲사용자들에겐 무료 이용 쿠폰(1인 1회 한정 최대 3만원)을 배포했고, ▲운전자들에게 포인트를 추가지급하는 이벤트를 개최했다.

또 풀러스는 카풀서비스 무료 및 풀포인트 지급 등을 골자로 한 ‘풀러스투게더 카풀나눔 이벤트’를 열었다. 그 외 차량공유업체 쏘카는 이날부터 21일 오전 9시까지 경차부터 중형차량을 1~3만원에 대여하는 이벤트도 실시 중이다.

◇ 첨예한 갈등… 해결 실마리는?

일각에선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만큼 갈등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실제 택시업계는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사납금 폐지’와 ‘월급제 정착’ 등을 거부하면서, ‘카풀 전면금지’를 재차 요구했다. 그러나 카풀제도 자체는 출퇴근 교통난 해소 등 시민들에게 상당한 편익을 가져다준다는 게 중론이다. 택시업계의 카풀 전면금지 요구를 정치권이 마냥 받아들이긴 힘들다는 뜻이다.

그러나 택시업계가 정부의 대타협기구에 참여키로 하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잡힐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특히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지난 19일 카풀의 대안으로 ‘택시의 카풀화’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택시를 중심으로 카풀을 실시하자는 것.

이 안이 도입될 경우 출퇴근 교통난 해소와 함께 택시의 수익 상승 및 승객의 요금부담 완화 등이 기대된다. 다만 현행법 상 택시 합승제가 금지된 만큼,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또 카풀 허용을 택시에만 한정할지, 일반승용차와 병행할지 등의 문제도 남아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