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개발업체 SK디앤디가 1,300억대 유증을 통한 자금 수혈에 나선다. / SK디앤디
부동산 개발업체 SK디앤디가 1,300억대 유증을 통한 자금 수혈에 나선다. / SK디앤디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부동산 개발업체 SK디앤디(D&D)가 신사업 추진을 위한 실탄 마련에 나선다. 유상증자를 통한 1,300억대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는 것인데, 회사가 안고 있는 재무 부담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따라 붙고 있다.

◇ 늘어난 차입 부담, 유증으로 선회

SK디앤디의 신규 자금 조달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20일 SK디앤디는 이날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상증자 청약 결과 우선배정분인 45만4,550주가 100% 청약 완료됐다고 공시했다.

이번 청약은 지난 9월 SK디앤디가 예고한 주주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의 일환이다. 당시 SK디앤디는 12월 454만5,500주의 신주(확정발행가 2만8,600원) 발행을 통해 1,3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예고한 대로 우리사주조합원의 배정(10%)을 마친 SK디앤디는 구주주 청약결과에 관해선 추후 별도 공시할 예정이다.

SK디앤디가 실탄 마련 수단으로 유상증자를 택하게 된 건 급증한 부채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개발 사업에 주력하는 SK디앤디는 그동안 투자비용을 외부 수혈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했다. 지난 3분기 SK디앤디의 총 차입금은 8,965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53% 늘었다. 차입금의존도는 59%로 같은 기간 6%p 증가했다.

통상 차입금의존도는 30%이하를 이상적으로 본다. 금융비용 증가 등을 불러오는 차입금의존도에 관해 증권가에서는 넉넉잡아 40% 밑으로 관리하기를 권장하는 편이다. 불어난 차입금이 주원인이 되면서 지난 3분기 SK디앤디의 부채 총액은 1조원을 넘어섰다.

◇ 1,300억 수혈에도… 재무건전성 회복은 ‘글쎄’

반면 자본 증가폭이 이에 미치지 못하면서 부채비율이 상승했다. 지난해 264% 수준이던 SK디앤디의 부채비율은 올해 상반기 330%까지 치솟았다. 최근 사업년도인 3분기에는 375%까지 뛰어 올랐다.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항목인 부채비율이 400%에 육박하며 경고음이 울리자 유증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문제는 대규모 자금 수혈에도 SK디앤디의 재무 위험이 완전히 불식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SK디앤디의 유상증자금 사용 계획을 보면 전환사채(CB) 상환에 240억원이 사용된다. 단순 계산으로 부채총계가 1조1,500억원으로 감소하게 된다. 반대로 자본총계는 1,300억원이 더해져 4,495억원으로 확장된다. 그 결과 부채비율은 260%로 재조정 되는데, 시장의 불안감을 말끔히 씻어내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수치다.

SK디앤디가 안고 있는 불안 요소는 이뿐만이 아니다. 주가가 확정발매가를 밑돌면서 증자 실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SK디앤디의 주당 가격은 전일 대비 300원 하락한 2만6,950원에 장 마감했다.

이와 관련 SK디앤디 관계자는 “제조업과는 다르게 부채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는 개발회사다 보니 적정 수준의 부채비율을 유지하는 게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일찍이 예고한 대로 지분 55%를 보유한 최대주주 SK가스와 한앤코가 유증에 참여하기로 돼 있어 (주가의)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