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만나기 위해 접견실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만나기 위해 접견실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미국이 북한을 향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연일 내놓고 있다.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위해 19일 방한한 비건 대북 특별대표는 공항에서 “민간 차원의 대북 인도지원에 대한 정책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2차 북미정상회담의 선제조건으로 북한의 핵목록 제출을 요구했다가 한 발 물러선 상태다.

북한을 향한 메시지가 이전과 달라졌다는 데 미국 측도 부인하지 않는다. 비건 특별대표는 “평화를 향한 문을 열어두고 있다”는 말로 갈음했다. 이는 내년 초로 잠정 연기된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미국의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 20일(현지시각)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미국의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내년 초 가까운 시일 내 2차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측이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남북협력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에 따르면, 오는 26일 북측에 위치한 판문점역에서 남북철도 연결 착공식이 개최된다. 착공식에 사용될 물자 등의 반출을 위해서는 미국의 협력이 필요하다. 동해선 연결과 남북도로 연결 등의 사업도 마찬가지다. 우리 측은 미국이 상당수 제재면제 요청을 받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의 면담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비건 특별대표는 “(남측의) 기차가 북한 쪽으로 출발하는 것을 보면서 매우 설렜다”면서 “우리가 만약 이 같은 노력에 성공을 거둔다면 한반도에 드리워졌던 70년 전쟁의 반목의 역사를 딛고 다음 단계, 더 밝은 미래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과의 면담을 마친 비건 특별대표는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함께 워킹그룹 회의를 주재한다. ▲대북 인도적 지원정책 재검토 ▲남북협력사업 진행상황 공유 ▲비핵화 협상 조율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오후에는 청와대를 방문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면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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