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O2O시장 양대 축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열린 '카카오 카풀 반대' 제3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 / 뉴시스
국내 O2O시장 양대 축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열린 '카카오 카풀 반대' 제3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 / 뉴시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시키는 IT사업 ‘O2O’(Online to Offline) 시장에서 대표주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카카오는 기존시장의 반발에 직면한 반면, 우아한 형제들은 새로운 투자유치까지 받으며 승승장구하는 모습이다.

21일 음식배달 앱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힐하우스 캐피탈, 세콰이어 캐피탈,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힐하우스 캐피탈 주도, 세콰이어 캐피탈, 싱가포르투자청 등이 참여방식으로, 투자금액은 3억2,000만 달러(약 3611억원)에 달한다.

이는 과거 우아한형제들이 유치한 투자액 중 가장 큰 규모다. 앞서 우아한형제들은 2014년 골드만삭스(400억원)를 비롯해 2016년 힐하우스 캐피탈(570억원), 네이버(350억원)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바 있다. 기존 투자액을 훌쩍 넘는 금액으로, 그간의 성과와 향후 성장가능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실제 지난해 기준 우아한형제들의 매출은 1,625억원으로, 전년(848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뛰었다. 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4억원에서 216억원으로 급증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 하고, 자율주행 로봇 개발 같은 미래 먹거리 사업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카카오는 고전하는 모습이다. 카카오는 2015년 택시호출서비스인 ‘카카오택시’를 시작으로 대리운전, 미용실예약 등 다양한 O2O 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지난해 주요 O2O 사업인 ‘카카오택시’와 ‘카카오드라이버’ 등 교통영역을 따로 떼어내 ‘카카오모빌리티’로 출범시켰고, 그 과정에서 5,0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O2O 사업의 수익화는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지난해 기준 카카오모빌리티의 당기순손실은 100억원을 넘겼다. 특히 최근엔 기존 운송업계 종사자들과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20일 택시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 진출’에 반대하는 3차 집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기업 이미지가 현재 상황으로 이어졌다고 내다본다. ‘IT대기업’인 카카오는 골목상권 침해논란에 고초를 겪을 수밖에 없었지만,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우아한형제들은 그런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상황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초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여론은 카풀 서비스에 우호적이라곤 하지만, 콜택시업에서 시작한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서비스를 강행한다는 건 필연적으로 택시업계의 반발을 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준비되지 않은 법률체계도 카카오 O2O사업의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O2O의 또 다른 축인 카카오가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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