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비건 특별대표의 북한 관련 보고를 받고 있는 모습. /트럼프 트위터 캡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비건 특별대표의 북한 관련 보고를 받고 있는 모습. /트럼프 트위터 캡쳐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2차 북미정상회담을 기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의 보고를 받고서다. 최근 미국은 남북 철도연결 착공식 제재면제, 인도적 사업 재검토 등 북한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과 관련해 일하고 있는 나의 팀으로부터 크리스마스 이브에 보고를 받았다.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과 다음 정상회담을 기다리고 있다”고 적었다. 함께 업로드한 사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건 특별대표로부터 보고를 받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앞서 19일부터 2박 3일 간 한국을 방문했던 비건 특별대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을 차례로 만나 북한 관련 현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남북 철도연결사업 착공식을 위한 물자반출에 대북제재 적용을 면제했고, 타미플루의 북한 지원이 허용됐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을 향한 미국의 긍정적 시그널로 해석됐다.

무엇보다 미국 고위급 인사들의 태도변화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강경파로 통하는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한 걸음 물러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완전한 핵 리스트 신고사찰을 요구했던 그는 일부라도 성실한 신고와 사찰을 북한이 약속하면 미국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선회한 바 있다. 대북협상을 주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방송과 언론브리핑 등을 통해 수차례 “2차 북미회담이 연초 열리기를 희망한다”고 밝혀왔다.

북한도 나름대로 미국 측과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는 수준에서 ‘밀고 당기기’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노동신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대 27주년을 기념하는 사설에서 “군력을 핵심으로 하는 나라의 국력이 비상히 강화됐다”고 선군정치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핵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김정일 위원장의 최대 치적으로 ‘핵 무력’을 꼽았던 것을 감안하면, 의도적으로 제외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청와대는 북미 간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미 간에 서로 신뢰를 쌓아가기 위한 것들이 꾸준히 있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년 들어 북한과 관련해 부정적인 메시지를 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협상과정에서 어려움이 없진 않았지만 미국이 한 번도 공개적으로 (북한에) 불만을 표시한 적이 없다. 북미 간 여러 측면에서 접촉과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조금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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