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임일순 대표가 자사 슈퍼마켓 브랜드인 '익스프레시'를 신선·간편식 전문 매장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개편안을 내놨다. / 홈플러스
홈플러스 임일순 대표가 자사 슈퍼마켓 브랜드인 '익스프레스'를 신선·간편식 전문 매장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개편안을 내놨다. / 홈플러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우먼파워’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의 혁신 실험이 계속되고 있다.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의 강점을 하나로 접목한 ‘홈플러스 스페셜’에 이어 슈퍼마켓 사업에도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나섰다. 최근 구매층이 증가하고 있는 신선식품 전문점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임 대표의 구상이 SSM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 ‘익스프레스’ 체질 개선 선언한 홈플러스

대형마트 업계의 홍일점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가 또 한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따른 출점 제약과 편의점, 온라인몰 등 경쟁 채널의 선전에 가로막혀 갈팡질팡하고 있는 SSM(기업형슈퍼마켓)의 대수술에 착수한다는 구상이다.

임 대표는 자사의 슈퍼마켓 브랜드인 ‘익스프레스’를 ‘신선·간편식 전문 매장’으로 재편한다는 방침이다. 상대적으로 구매가 적은 비식품을 줄이고, 구매율이 늘고 있는 신선식품과 간편식 등 식품 구색을 확대한다. 또 소비자들의 쇼핑 편의성 제고 차원에서 전체 진열 면적의 10%를 축소해 고객 동선을 넓히겠다는 방안도 내놨다.

홈플러스는 당장 27일 오픈하는 고양 행신2점과 분당 정자점을 신선‧간편식 전문 매장으로 개장한다. 다음 달에는 광명 소하점과 용인 죽전점이 출점을 앞두고 있다. 신규 점포를 비롯해 홈플러스는 전국 대부분의 점포를 신선·간편식 전문 매장으로 바꿔나간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변신은 사전 실험으로 검증된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지난 8월 리뉴얼해 시범 운영한 익스프레스 서울 옥수점의 경우 3개월(9~11월)간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일(70%), 축산(50%), 간편식(50%)은 높은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방문객수도 15%가량 신장됐다는 설명이다.

◇ 순항하는 ‘스페셜’, 임 대표 2연타 치나

임 대표가 슈퍼마켓 사업의 체질 개선을 선언한 건, 정체에 빠진 SSM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마트업체들의 주력 채널 중 한 곳이었던 SSM은 경영 환경이 악화되면서 성장세가 크게 꺾였다. 2011년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따라 전통시장 반경 1km 이내 출점이 금지됐다. 또 접근성 면에서는 편의점에, 편의성과 가격경쟁력에서는 온라인 몰에 밀리면서 점차 설자리를 잃어 갔다.

GS수퍼마켓의 경우 지난 2년간 영업적자를 이어왔다. 20%를 바라보던 GS리테일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편의점에 밀려 17%대 까지 떨어졌다. 롯데슈퍼는 올해 3분기 부진점포 폐점과 리뉴얼로 인해 매출이 전년 대비 3% 감소한 5,210억원과 16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마트에브리데이도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영업손실을 이어오다 지난해서야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일단 소비자 니즈를 적극 반영하려는 임 대표의 시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앞서 시도한 1차 혁신안인 ‘홈플러스 스페셜’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도 호의적인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6월 기존 대형마트에 창고형 시스템을 결합해 첫 선을 보인 홈플러스 스페셜은 반년 만에 16호점까지 늘리며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신개념 모델로 대형마트에 새바람을 불어넣은 임 대표가 또 한 번의 혁신으로 경영자로서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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