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가 비용절감 차원에서 진행한 '게임리그' 폐지로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은 '히어로스 오브 더 스톰'의 소개영상. / 블리자드 유튜브 채널
블리자드가 비용절감 차원에서 진행한 '게임리그' 폐지로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은 '히어로스 오브 더 스톰'의 소개영상. / 블리자드 유튜브 채널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리그폐지, CS조직 축소 등 최근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가 비용절감을 통해 수익성 극대화에 나섰다. 수익을 얻기 힘든 사업을 정리하고 인건비를 감소시키는 방식 등으로 실적개선을 하겠다는 의지다. 다만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얽혀있는 ‘게임리그’를 예고도 없이 일방적으로 폐지한 건 e스포츠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는 비판을 받는다.

21일(현지시각) 영국 게임매체 ‘유로게이머’의 보도에 따르면 아일랜드 코크에 위치한 블리자드 유럽 고객지원팀(CS) 소속 직원 100여명은 올해 말까지만 근무키로 했다. 사측의 퇴사권유에 응한 것으로, 이들은 약 1년 치 연봉에 달하는 위로금을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블리자드의 이 같은 조치에 이해하기 어렵다는 시선을 보낸다. 블리자드는 올해 3분기에만 해도 매출이 1년 전보다 19.5% 증가하는 등 꾸준히 호 실적을 기록 중이기 때문이다.

다만 외신들 사이에선 블리자드 모회사 ‘액티비전’의 영향 탓이란 해석이 제기됐다. 올해 초 액티비전에서 블리자드로 이동한 암리타 아후자(Amrita Ahuja) CFO가 최우선 목표를 ‘비용절감’으로 삼았다는 것.

해외 게임 전문지 ‘Kotaku’는 블리자드 비개발팀 소속 직원 한 명의 발언을 인용, “매월 비용 절감 지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블리자드의 비용절감은 대부분 게임이 아닌 영역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 가지는 예외였다. 블리자드가 개발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하 히오스)로, 이들은 이달 초 히오스의 개발팀 중 일부를 타 프로젝트로 이동하는 안과 함께 관련 게임리그의 폐지를 발표했다.

일각에선 이에 대해 인기가 저조한 만큼, 리그의 폐지도 이상하진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AOS장르는 LoL(리그오브레전드)이 꽉 잡고 있다”며 “블리자드가 리그를 만들고 투자를 하니깐 게임단까지 생긴거지, 대중적인 인기를 보면 (히오스 리그는) 충분히 없어질 만큼 호응이 적었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자들이 어느 정도 유지된다곤 하지만 사실상 서비스 종료라고 보인다”고도 했다. 냉정하지만 수익을 내야하는 기업으로서 택할 수 있는 선택지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또 다른 면에선 블리자드가 비용절감에 몰두한 나머지 너무 갑작스레 결정을 내렸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블리자드만 믿고 프로게이머로 나선 선수들과 관계자 등에게 미리 알려 대비할 시간을 줬어야 했다는 뜻이다.

특히 올해 e스포츠는 아시안게임 시범종목에도 채택되는 등 최고의 부흥기를 맞았지만, 블리자드가 찬물을 끼얹었다는 비난도 나온다.

e스포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기가 없으면 도태되는 건 당연하다”며 “하지만 독단적이고 일방적으로 결정 내렸다는 점에선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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