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브랜드 ‘미소페’가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하기로 하면서 해당 공장 소속 제화노동자들이 하루아침에 실업자 신세가 됐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구두 브랜드 ‘미소페’가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하기로 하면서 해당 공장 소속 제화노동자들이 하루아침에 실업자 신세가 됐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구두 브랜드 ‘미소페’에서 일하는 제화노동자들이 하루아침에 실업자 신세가 됐다. 미소페 제화공들에 따르면 최근 미소페가 일부 제품을 중국에서 생산하기로 하고, 갑자기 거래를 끊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 구두업계의 최대 화두는 그간 외면돼왔던 제화공들의 처우 개선이었다. 그러나 돌연 미소페 제화공들의 해고 사태가 불거지면서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소페 제화공들은 지난 27일 서울 성동구 미소페 본사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고 “미소페가 거래처를 중국 공장으로 변경하면서 10년 동안 일해왔던 25명의 제화공들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폐쇄된 공장 제화공들 외 미소페의 다른 공장 제화공들과 하청업체 노동자들도 참여했다.

제화공들은 “노조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그간 국내에서 제작했던 미소페 여성 신발을 중국에서 생산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 결과 미소페에서 일했던 제화공 25명이 실업자가 됐다. 제화공들은 특수고용직으로 4대보험도 적용받지 못해 실업급여도 받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미소페는 올해 1,05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도 제6공장에 현재 공임료보다 500원을 인하한 6,300원을 제안하기까지 했다”면서 “이는 그간의 단체협약을 무력화시키는 일이자 그동안 열악했던 제화공들의 처우를 더욱 열악하게 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7일 서울 성동구 미소페 본사 앞에서 해고된 제화노동자들이 중국으로 공장을 기습 이전한 미소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지난 27일 서울 성동구 미소페 본사 앞에서 해고된 제화노동자들이 중국으로 공장을 기습 이전한 미소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이어 “제7공장에서는 검수 과정에서 하자가 발견되자 제화공 1인당 50만원씩 총 6명에게 사전 고지도 없이 임금에서 삭감했다”며 “미소페 남화공장 ‘엘제이에스’는 최근 중국으로 일감 일부를 보내면서 현장 제화공들에게 중국과 비슷한 인건비를 맞추지 않으면 일감 모두 중국으로 가야한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화공들은 50만원을 벌기 위해 75족을 생산해야 한다. 이는 일주일치 임금이기도 하다.

제화공들은 “탠디 사태로 제화공들의 처우가 조금 나아졌지만, 어느덧 다시 예전으로 다시 돌아가려고 하고 있다”며 “제화공들의 지금 현실에 관심을 기울려 달라”고 호소했다.

반면 미소페 측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미소페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그 공장이 우리와 독점 계약을 한 곳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우리 거래량이 많았던 것은 맞다”면서 “최근 공장이 경영난으로 힘들어서 공장 사업주가 폐업을 하겠다고 한 것이다. 우리도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소페 공장도 아니고 독립된 사업체인데 그 곳 경영난 때문에 폐업된 것을 우리보고 책임을 지라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자 상품과 관련한 임금 삭감에 대해서는 “그곳에서 여러 차례 문제 제품이 나와 경고를 했음에도 문제가 계속 발생해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미소페 측은 또 이미 일부 제품을 중국 공장에 맡기고 있는 ‘엘제이에스’ 제화공들의 주장과 관련해 “제화공들이 공임료 문제로 제작을 못하겠다고 하는데, 당장에 어찌할 도리가 없지 않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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