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장을 뜻하는 ‘플랫폼’은 IT업계에서 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결시켜주는 장을 의미한다.
승강장을 뜻하는 ‘플랫폼’은 IT업계에서 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결시켜주는 장을 의미한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올해는 구글 등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도 관측됐다. 과도한 수수료를 매기는 독점적인 구조에서 탈피해 자신들만의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것으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가진 이들이 대항군의 중심에 섰다.

◇ ‘수수료 너무 높다’… 탈구글 진영 형성

우선 미국 게임엔진 전문 제작사 에픽게임즈는 자신들이 보유한 킬러 콘텐츠를 바탕으로 대응에 나섰다. 에픽게임즈가 지난해 출시한 3인칭 슈팅게임 ‘포트나이트’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게임의 전체 이용자 수는 2억명을 넘겼고, 지난달 기준 동시 접속자 수도 830만명을 돌파했다.

포트나이트의 이 같은 흥행은 구글플레이에 대항할 무기로 작용했다.

에픽게임즈는 지난 8월 구글 독점적인 앱공급 방식에 반대하며 ‘포트나이트’ 안드로이드 버전을 공식 홈페이지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구글플레이에 책정된 수수료(30%)가 너무 과하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는 이와 관련, 구글의 수수료 손실액 규모를 최소 5,000만 달러로 추정했다.

또 에픽게임즈는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는 목표를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달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입점해 게임을 공급하는 업체들에게 12%의 수수료만 받겠다고 밝힌 것. 이는 PC 온라인게임부터 적용되며, 향후 모바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모바일 앱마켓 분야의 구글은 물론, PC온라인 게임플랫폼인 ‘스팀’까지 겨냥한 셈이다.

올해 8월 구글플레이에서 벗어나 자체적으로 공급키로 한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 / 에픽게임즈
올해 8월 구글플레이에서 벗어나 자체적으로 공급키로 한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 / 에픽게임즈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탈구글’ 흐름에 동참했다. 삼성전자는 에픽게임즈와 제휴를 맺고 갤럭시노트9에 포트나이트를 선탑재한데 이어, 최근 열린 ‘삼성개발자회의(SDC) 2018’에선 자체적인 앱스토어의 강화계획을 공개했다. 현재 분산된 콘텐츠 마켓을 내년부터 ‘갤럭시 스토어’로 통합한다는 것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라는 장점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도다.

아울러 우리나라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도 지난 7월 수수료를 최대 5%까지 낮추며 입점업체 모집에 나섰다. 원스토어는 삼성전자와 협업으로 글로벌 앱마켓 사업도 추진 중이다.

◇ 동영상 플랫폼 선두 넷플릭스… 견제세력 등장에 흔들

콘텐츠 플랫폼 부문에선 선두업체 ‘넷플릭스’를 견제하는 세력이 대거 등장했다.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로 성장한 넷플릭스는 업계 공룡으로 꼽힌다. 이들의 올해 3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36% 오른 40억 달러(약 4조5,000억)로 집계됐고, 총 가입자 수도 1억3,710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작년 넷플릭스와 결별을 선언했던 디즈니가 현재 글로벌 각국의 반독점기관에서 ‘21세기 폭스’ 인수와 관련한 심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폭스의 인수를 완료한 후, 하반기 ‘디즈니 플러스’ 서비스로 넷플릭스에 정면도전을 계획 중이다.

자신들이 독점 보유한 콘텐츠를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로 공급하겠다는 것. 여기엔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 지오그래픽, 픽사 등 유명 콘텐츠들이 다수 포함됐다.

또 애플도 내년부터 아이폰, 아이패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독자적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아울러 미국 2위 통신사업자 AT&T는 내년 말까지 워너미디어의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스트리밍 서비스할 예정이다. AT&T는 HBO, CNN, 타임워너, 카툰 네트워크 등 미국 내 다양한 미디어 사업자를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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