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그간 미진하다고 여겼던 중국 기업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사진은 지난 8월 미국 뉴욕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진행된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 / 삼성전자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그간 미진하다고 여겼던 중국 기업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사진은 지난 8월 미국 뉴욕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진행된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 / 삼성전자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올 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전반적인 침체 속에 중국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기술의 상향평준화가 이뤄진 가운데, 중국 업체들이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를 무기로 공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는 인도 등 신흥국가에서 중국 제조사에게 선두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 쫓기는 삼성전자… 일부 시장선 이미 뒤처져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1분기부터 꾸준히 축소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분기 출하량은 전년 동기대비 2.9% 감소했고, 2분기 1.8%, 3분기 8% 등 매 분기 역성장세를 보였다. 아직 4분기가 종료되지 않았지만, IDC는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작년보다 2,000만대 줄어든 14억2,0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어느 정도 올라온 가운데, 소비를 이끌만한 혁신이 부족한 탓으로 보인다. 여기에 성능의 상향평준화로 ‘가성비’ 뛰어난 중국 제품들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제조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선두를 지켰지만, 상황이 그리 좋진 않다. 3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출하량은 전년 동기대비 13.4% 감소한 7,220만대, 시장점유율은 1.1%포인트 줄어든 20.3%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 화웨이는 점유율을 1년 만에 10.4%에서 14.6%로 끌어올리며 애플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애플의 점유율도 12.4%에서 13.2%로 올랐지만, 화웨이에 미치진 못했다. 또 샤오미는 2.2% 증가한 9.7%로 4위, 오포는 0.3% 상승한 8.4%로 뒤를 이었다.

중국 비보가 올해 초 선보인 '비보 넥스'는 베젤을 최소화 하기 위해 카메라를 팝업형태로 장착했다. / 비보 홈페이지
중국 비보가 올해 초 선보인 '비보 넥스'는 베젤을 최소화 하기 위해 카메라를 팝업형태로 장착했다. / 비보 홈페이지

성장여력이 높은 인도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위협이 이어졌다. 중국 샤오미는 지난해 4분기부터 인도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선 후, 1년 동안 선두를 유지 중이다. 올해 3분기 샤오미의 현지시장 점유율은 27.3%으로, 삼성전자(22.6%)보다 4.4% 포인트 앞섰다. 작년 3분기까지만 해도 삼성전자가 줄 곳 1위를 차지했지만, 어느새 분위기가 역전된 것이다.

특히 샤오미가 3분기 인도시장에 선보인 ‘포코폰 F1’은 출고가 30~40만원대에 불과하지만, 주요 성능은 프리미엄급에 달해 큰 인기를 끌었다. 포코폰 F1에 탑재된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퀄컴 스냅드래곤 845, 램은 6~8GB, 배터리용량은 4,000mAh로, 삼성전자의 최신 플래그십인 갤럭시노트9와 스펙이 동일하다. 이 제품은 인도에서 첫 출시 후 5분 만에 1차 물량(약 300억원치)이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 스마트폰 경쟁, 성능보단 ‘카메라’ ‘디스플레이’

올해 중국 제조사들의 공세는 단순히 ‘가성비’ 측면에서만 이뤄진 게 아니다. 상반기 화웨이는 세계 최초 트리플 카메라(렌즈) 탑재 스마트폰 ‘P20 프로’를 선보였고, 로욜(Royole)은 삼성, 화웨이보다 먼저 접히는 스마트폰(폴더블폰)을 공개했다.

또 비보의 경우 스마트폰 베젤을 줄이기 위해 다방면에서 혁신적인 노력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이 연초 공개한 ‘비보 넥스’는 ▲어플을 실행시키면 카메라가 팝업형으로 나오도록 설계됐고 ▲수화부는 골전도 방식을 응용된 ‘스크린 사운드 캐스팅’ 기술로 대체했다. 최근엔 전후면 듀얼 스크린을 장착한 스마트폰을 내놓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반격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중저가폰에 트리플카메라(갤럭시A7) 또는 쿼드 카메라(갤럭시A9)를 탑재하기도 했고, 최근엔 전면부에 카메라 구멍 하나만 남기고 모두 디스플레이로 덮는 ‘홀’ 디자인(갤럭시A8s)을 세계최초로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공개한 '폴더블 스마트폰'. / 유튜브
삼성전자가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공개한 '폴더블 스마트폰'. / 유튜브

◇ 폴더블폰, ‘혁신’ 코드 될까

업계에선 내년 스마트폰 시장도 중국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선 ‘혁신’이란 코드가 필요한데, 기술격차가 그리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화면을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이란 카드가 남아있긴 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삼성개발자 콘퍼런스(SDC)에서 ‘폴더블스마트폰’을 살짝 공개했다. 다만 중국업체들도 준비 중인데다가, 초기버전인 만큼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는 폴더블폰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내년 0.1%에 불과하고, 2021년에야 1.5%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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