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 및 임명장 수여식에서 이해찬 대표가 축사하고 있다. / 뉴시스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 및 임명장 수여식에서 이해찬 대표가 축사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장애인 비하 발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은 공식 사과문을 냈지만 잦아들지 않는 모양새다. 야당은 물론 장애인 단체도 이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28일 오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 및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선천적인 장애인도 있지만 후천적으로 (장애인이) 된 분들이 많아서 저도 놀랄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그 신체 장애인들보다도 더 한심한 사람들은…”이라고 말을 이어가다 “제가 말을 잘못했다”라고 정정했다.

하지만 정정 이후에도 이어 “정치권에서 말하는 것을 보면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 장애인들이 많다”고 했다. 야당을 비판하기 위해 장애인에 빗대 차별적 표현을 쓴 것이다.

민주당은 같은 날 저녁 해당 발언에 대해 “축사 중에 최근 유튜브나 SNS를 통해 허황된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일부 정치인들의 행태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장애가 있다는 비유를 들어 언급했다”며 “장애인 여러분을 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으나, 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깊은 유감을 표하며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즉각 성명서를 내고 “그 발언의 자리는 장애인 인권을 대변하겠다고 모인 장애인 당사자들이 포함된 전국장애인위원발대식 자리다. 정당에서 장애인인권위원회의 장애인 인권감수성과 역할을 고민하면 그 상황은 매우 가슴 아픈 대목”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추천하는 장애인인권강사에게 장애인인권교육을 제대로 받겠다는 재발방지 입장과 사과문을 다시 요청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표가 지난 3일에도 찡 딩 중 베트남 경제부총리와 만나 “한국 사람들이 베트남 여성들과 결혼을 많이 하는데, 다른 나라보다 베트남 여성들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며 이주여성들에 대한 차별적 발언을 해 논란을 불렀었다는 점에서 야당의 공세는 더 거세졌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해찬 대표의 집권 여당 대표로서의 자질은 이미 실종됐다. 여당 대표의 뒤틀린 마음, 삐뚤어진 인성 하나가 국민들에게는 그 어떤 악행보다 더 악독한 해악이 된다”며 “깨끗하게 책임지는 모습으로 당 대표직에서 즉시 내려오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전국장애인위원회도 “이해찬 대표는 자신의 망언에 대해 우리 전체 장애인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당대표직에서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 역시 “베트남 이주여성에 이어 장애인까지, 유독 사회적 약자를 향한 집권여당 대표의 반복된 비하와 차별적 발언은 결코 실수라 할 수 없다. 이러다 다음번 비하 대상은 누구일지 집권여당 대표의 ‘비하 노트’가 나올 지경”이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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