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연말 올빼미 공시가 반복됐다.
올해도 연말 올빼미 공시가 반복됐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부정적인 내용의 공시를 주말이나 연휴 등을 앞두고 발표하는 것을 소위 ‘올빼미 공시’라 한다. 기업 입장에선 부담스럽고 예민한 사안과 관련해 비교적 주목을 덜 받고 파급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인데, 엄연한 꼼수에 해당한다. 특히 투자자들 입장에선 실질적인 피해는 물론 배신감마저 들 수 있는 일이다.

이 같은 올빼미 공시 꼼수는 올해도 반복됐다. 한 해의 주식시장이 마감된 지난 28일, 굳이 이날 이 시간을 택해 악재를 발표한 기업들이 적지 않았다.

컨버즈는 28일 장마감 직후 단일판매·공급계약체결 정정공시를 냈다. 현금성 자산 증가 및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62억원 상당의 기계를 국일제지에 매각하기로 했는데, 처분예정일자를 내년 6월 27일로 미룬 것이다.

컨버즈는 해당 공시를 지난 2월에 최초로 발표했으며, 당시 제시한 처분예정일자는 2018년 6월 29일이었다. 하지만 지난 6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처분예정일자를 미룬 데 이어 이날 또 다시 정정공시를 발표하게 됐다.

삼부토건도 당초 계획이 차질이 빚어졌음을 하필 이날 공시했다. 파주월롱2산업단지개발주식회사 주식 취득 예정일자를 당초 2018년 12월 31일에서 내년 6월 30일로 정정한 것이다.

신성이엔지도 169억4,000만원 상당의 태양광 발전소 공사 계약의 해지를 발표했다. 지난해 6월 체결 소식을 알렸던 계약 건이다. 신성이엔지 측은 인허가 지연에 따라 발주사가 해지를 요청했고, 이날 계약해지 통보문을 접수했으며, 이에 따른 손익 영향은 없다고 밝혔으나 올빼미 공시라는 의심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자회사 관련 공시도 공시 시점이 석연치 않았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28일 장마감 이후 종속회사인 현대아산이 시설자금 및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금 지원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재무상태 및 경영상황이 좋지 않은 현대아산에 대한 지원 발표라는 점에서 다소 부담스러운 내용으로 보인다.

이 같은 올빼미 공시는 코스닥 상장사들도 빠지지 않았다. 알티캐스트는 IPTV 멀티스크린 솔루션 및 시스템 공급계약 규모가 당초 406억원에서 290억원으로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와이아이케이는 핵심부품 확보 및 미주시장 진출을 위해 추진해온 미국 ‘SYE Global Holding LLC’ 주식 취득 완료 예정일자를 당초 올해 말에서 내년 말로 1년 미뤘다. 메디포스트도 중국 ‘산동원생제약유한공사’ 지분 취득 완료 예정일자를 또 다시 1년 미뤘다. 지분 취득 관련 계획을 발표한 것이 2014년인데, 4년이 지나도록 완료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원컴포텍은 종속회사인 이원오토모티브 시트시스템이 법인 해산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경기 침체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사업능력이 저하된 것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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