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포트나이트. / 에픽게임즈 홈페이지
올해 1월부터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포트나이트. / 에픽게임즈 홈페이지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해외에서 흥행돌풍을 일으킨 게임 ‘포트나이트’가 국내에선 미풍에 그치고 있다. 제작사 에픽게임즈의 대대적인 홍보에도 좀처럼 흥행대열에 오르지 못하는 모습이다. 동종장르인 배틀그라운드가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포트나이트 특유의 ‘건축’ 콘텐츠가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는 해석이다.

◇ 포트나이트, PC방 서비스 한달… 성과는 아직 ‘미미’

지난해 에픽게임즈가 선보인 온라인게임 ‘포트나이트’는 글로벌 흥행작으로 꼽힌다. 앞서 출시된 펍지의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장르(배틀로얄)인 탓에 아류작이란 말도 나왔지만, 현재는 독창적인 콘텐츠로 배틀그라운드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게임엔진 제작사답게 최적화를 잘 한데다가, 부분유료화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게 한 점도 흥행요소다. 에픽게임즈에 따르면 포트나이트의 유저 수 2억명, 동시접속자수는 830만명을 돌파했다.

국내 진출은 올해 초부터 시작됐다. 에픽게임즈코리아는 지난 1월 홈페이지를 통해 포트나이트 국내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후 준비를 거쳐 지난달 8일부터 PC방 서비스를 정식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국내 진출 10개월, PC방 서비스 개시 한 달이 지난 현재도 유의미한 성적을 내지 못한 상황이다.

31일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포트나이트는 지난 30일 기준 PC방 점유율 40위에 머물러 있다. 순위 집계가 시작된 후 한때 20위대까지 올랐지만, 이내 후퇴한 것. 반면 동종 장르인 배틀그라운드는 18.66%의 점유율로 2위를 유지 중이다. 이는 최근 에픽게임즈가 포트나이트의 국내 홍보에 공격적으로 나섰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의아한 실적이다.

글로벌 흥행작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가 국내에선 신통치 않은 성과를 기록 중이다. 사진은 지난달 15일 부산 백스코에서 개최된 지스타 현장에서 열린 에픽게임즈의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 / 시사위크
글로벌 흥행작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가 국내에선 신통치 않은 성과를 기록 중이다. 사진은 지난달 15일 부산 백스코에서 개최된 지스타 현장에서 열린 에픽게임즈의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 / 시사위크

앞서 에픽게임즈는 국내 최대게임쇼 지스타에서 해외게임사 최초로 메인스폰서를 맡으며 포트나이트 알리기에 본격 나섰고, ‘세계 붙자’라는 구호로 대대적인 TV광고를 실시했다.

또 이달 중순엔 총 10억원 규모의 자선 기부대회 ‘포트나이트 코리아 오픈 2018’을 개최하면서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 대회에는 포트나이트의 국내외 랭커들을 비롯해 홍진호, 이제동 등 e스포츠 레전드 선수들, 국민타자 이승엽, 스트리머 풍월량 등 유명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업계 일각에선 포트나이트의 부진 배경으로 국내 게임시장의 ‘선점효과’를 꼽는다. 배틀그라운드가 이미 국내 배틀로얄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포트나이트가 관심을 끌기는 힘들다는 뜻이다. 여기에 포트나이트와 달리 배틀그라운드를 집에서 즐기기 위해선 패키지 구매비용이 든다는 점도 PC방 점유율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배그가 10대 사이에선 이미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며 “국내에선 유독 선점효과가 강한 만큼, 포트나이트가 쉽게 흥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고려대 안암캠퍼스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포트나이트 코리아 오픈 2018' 대회. / 시사위크
지난 15일 고려대 안암캠퍼스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포트나이트 코리아 오픈 2018' 대회. / 시사위크

◇ 핵심콘텐츠 ‘건축’, 보는 재미는 있는데… 초보에겐 높은 난이도

게임업계에선 포트나이트 특징인 ‘건축’ 콘텐츠의 난이도, 그리고 매칭시스템 부재 등이 신규 유저들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고 내다본다.

포트나이트에서 건축은 유저들이 모은 자원(나무, 돌, 철 등)을 채집한 뒤 일종의 구조물을 짓는 행위다. 구조물은 유저를 보호하거나, 적보다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는데 활용된다.

이는 경쟁작인 배틀그라운드엔 없는 독창적인 콘텐츠로, 보는 재미를 극대화 한다. 엄폐물이 고정된 배틀그라운드에선 승리(생존)를 위해 잠복하는 경우가 많아, 관람하기엔 지겹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건축으로 엄폐물을 설치할 수 있는 포트나이트에선 화려하고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실제 앞서 개최된 ‘포트나이트 코리아 오픈 2018’에선 ▲건축과 함께 접근전을 펼치거나 ▲적의 구조물에 폭탄을 던진 후 재빠르게 총을 쏴 폭탄이 들어갈 구멍을 내는 플레이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건축 콘텐츠를 초보유저들이 제대로 활용하기 힘든데다가, 초보와 고수유저 가릴 것 없이 매칭 된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이에 에픽게임즈는 지난달 무한 부활이 가능한 기간 한정 모드 ‘팀럼블’로 문제 해결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모습이다.

포트나이트 커뮤니티의 한 유저는 “한정모드로 들어가도 양학(고수가 초보를 일방적으로 유린하는 행위) 당하다 나온다”며 “(실력이 비슷한 이들끼리 대결할 수 있는) 매칭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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