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의 컴퓨터 발달과 함께 TV 속 세상에 흥미를 잃은 1020세대들. 이들은 스마트폰에서 자신들만의 볼거리를 찾아 나섰고, ‘볼 것’에 대한 트렌드마저 바꾸고 있다. 더욱이 젊은층의 볼거리 변화는 새로운 영상시장을 만들고 광고계는 물론 직업의 트렌드까지 변화시키고 있는 상황. 이들의 볼거리에 모두가 집중해야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요즘 애들, 뭐 볼까. [편집자주]

웹예능과 웹드라마 시청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들 / 그래픽=이선민 기자
웹예능과 웹드라마 시청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들 / 그래픽=이선민 기자 [사용된 이미지 출처:프리픽(Freepik)]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드라마와 예능을 시청하는 젊은 세대들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뻔한 스토리의 TV 드라마와 예능이 아닌, 젊은 감성을 녹인 ‘웹 예능’과 ‘웹 드라마’ 시청을 선호하고 있는 것. 요즘 애들, ‘웹 예능’과 ‘웹 드라마’에 제대로 빠졌다.

‘웹 예능·드라마’는 말 그대로 TV가 아닌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는 프로그램을 일컫는다. 10분 내외로 영상이 구성돼 있어 짧은 시간동안 즐길 수 있는 콘텐츠라는 점이 특징적이다. 주로 네이버 TV, 유튜브, 페이스북 등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 신선한 소재의 ‘웹예능’, 새로운 스타 소통 창구가 되다

‘웹 예능’은 젊은층의 즐거움을 충족시켜주는 동시에 스타들의 소통 창구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짜여진 틀 혹은 콘셉트에 따라 제작되는 TV 예능프로그램과 달리 ‘웹 예능’은 지상파나 종편에서 방영되는 프로그램에 비해 제약도 적고 자신의 스타일을 녹일 수 있다는 점에서 스타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는 추세다. 

대표적인 예로 ‘빅픽처’를 들 수 있다. ‘빅픽처’는 2017년 9월 첫 방송된 이래 줄곧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예능 달인’ 김종국과 하하가 출연하는 이 웹예능은 지상파에서는 거부감이 느껴질 수 있는 ‘PPL(product placement advertisement/간접광고)’을 예능의 소재로 사용하며 네티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자신들이 설정한 빅픽처를 이루기 위해 김종국과 하하가 직접 브랜드 홍보팀 관계자를 만난 후 광고모델을 연결해줌과 동시에 수익을 내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네이버 TV에 게재된 ‘빅픽처’는 지난 12월 20일 기준, 전체 재생수 1억4,045만820을 기록하고 있다.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웹예능 '빅픽처' / 네이버TV '빅픽처' 방송화면 캡처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웹예능 '빅픽처' / 네이버TV '빅픽처' 방송화면 캡처

예능프로그램의 제작비를 직접 벌어보자는 취지로 처음 시작된 빅픽처는 ‘시즌1’은 물론, 한류 드라마 제작비를 목표를 둔 ‘시즌2’까지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었다. ‘빅픽처’는 내년 상반기 ‘시즌3’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빅픽처’가 네티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뭘까. ‘빅픽처’ 제작사인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사실 지상파에서는 보여주기 어려운 아이템인 ‘PPL’이라는 콘셉트로 진행을 했다. 정말 날 것의 방송이었다. 다듬어지지 않은 날 것의 영상이 재미를 극대화시켜 ‘빅피처’가 큰 사랑을 받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종국‧하하 씨가 워낙 베테랑이지 않나. 두 사람의 케미가 잘 맞아떨어졌다. (‘빅픽처’는) 연출을 맡으신 여운혁 PD가 JTBC에 계시다가 저희 회사로 와서 시작한 첫 예능”이라고 말하는 한편 “‘시즌3’의 구체적인 빅픽처는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종민이 고정 MC로 활약 중인 웹예능 '뇌피셜' / 네이버 TV '뇌피셜' 페이지 캡처
김종민이 고정 MC로 활약 중인 웹예능 '뇌피셜' / 네이버 TV '뇌피셜' 페이지 캡처

이밖에도 김종민이 대표주자로 매회 연예계 스타들을 만나는 프로그램 ‘뇌피셜’(유튜브 전체 재생수 20,24만9,441), 슈퍼주니어 멤버들이 팬들을 위해 공연장 근처 맛집을 소개하는 미식투어 프로그램 ‘슈주 리턴즈’(네이버 TV 전체 재생수 3,726만3,313) 등 스타들은 다양한 웹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SNS를 이은 ‘제2의 소통창구’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 젊은 감성 녹인 ‘웹드라마’, 보석 발굴의 터전이 되다

‘웹드라마’의 경우는 어떨까. ‘웹드라마’는 신선한 얼굴의 배우들이 스타덤으로 등극하는 마성의 프로그램으로 거듭나며 젊은 층들의 진한 사랑을 입증하고 있다. 여기에 불륜, 출생의 비밀 등 식상한 주제가 아닌 풋풋하고도 젊은 감성을 가득 담았다. 요즘 애들이 ‘웹드라마’에 안 빠지고는 못 배기는 이유다.

짧은 영상이지만 한 편의 로맨스 영화를 본 듯한 착각마저 든다. 1020세대들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웹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 시리즈와 ‘에이틴’의 이야기다.

2018년 베일을 벗은 ‘연애플레이리스트’는 웹드라마 열풍을 이끈 장본인이라고 봐도 손색없다. 해당 웹드라마는 대학생들의 청춘 공감 멜로를 다룬 드라마로, 젊은 세대들의 현실감 넘치는 연애와 시련 그리고 일상까지 담아내며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지난 10월 ‘시즌3’를 종영한 ‘연애플레이리스트’는 유튜브 기준 매회 100만회를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다시금 재입증했다.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연플리’라고 하면 대다수가 알 정도다. 

웹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 출연으로 아이돌 못지 않은 젊은 층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사진 좌측부터) 정신혜, 김형석, 이유진 / 플레이리스트 공식 인스타그램
웹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 출연으로 아이돌 못지 않은 젊은 층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사진 좌측부터) 정신혜, 김형석, 이유진 / 플레이리스트 공식 인스타그램

네티즌들의 사랑만큼 주연들의 인기 역시 막강하다. ‘시즌1’부터 함께한 정신혜(정지원 역), 김형석(이현승 역), 이유진(한채인 역) 등은 젊은 세대 사이에 스타 못지않은 화제성을 보유하고 있다. 시즌3 종영 후에도 SNS 속 이들의 인기는 식지 않은 채 두터움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연애플레이리스트’가 20대를 타깃으로 저격했다면, ‘에이틴’은 10대를 타깃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웹드라마다. 2018년 7월 첫 방영된 ‘에이틴’은 10대들의 연애와 짝사랑을 비롯한 고민거리들을 솔직하게 담아냈다는 평이다. 해당 작품은 회차 최고 조회수 438만 회(유튜브 기준)를 기록했다. 이러한 열기 덕분에 ‘에이틴’은 최근 동명의 네이버 웹툰으로 재탄생해 다시금 팬들을 만나고 있다. 

화제성을 입증하듯 ‘에이틴’ 속 주연으로 활약한 신예인(도하나 역)은 10개 브랜드의 광고를 휩쓸며 새로운 ‘광고퀸’으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김동희(하민 역)는 현재 jtbc 드라마 ‘SKY 캐슬’에서 활약하며 연기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형지엘리트가 지난 11월 초‧중‧고 학생 1,97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 중 99%가 웹드라마나 웹툰을 본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 중 72%는 3작품 이상의 웹드라마를 시청하고, 50%에 달하는 학생들이 하루에 3편 이상의 웹툰을 구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형지엘리트가 조사한 청소년 웹드라마 시청정도 / 그래픽=이선민 기자
형지엘리트가 조사한 청소년 웹드라마 시청정도 / 그래픽=이선민 기자 [사용된 이미지 출처:프리픽(Freepik)]

◇ 웹예능‧웹드라마 흥행의 이유

젊은층이 웹 예능과 드라마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네이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제는 모바일로 보기 워낙 편한 환경이고 콘텐츠도 다양하게 많이 나오다 보니 더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다”며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플레이리스트’ ‘에이틴’ 등은 1020세대에 맞춘 콘텐츠인 만큼 전세대가 공감할 수는 없지만 타깃에 맞춘 최적화된 말투를 비롯한 스토리들로 드라마를 만드는 것이 장점인 것 같다. 타깃팅을 잘하는 게 큰 이유 중 하나”라며 “네이버 TV나 V라이브 등 온라인으로 볼 수 있다 보니 아무 때나 볼 수 있다.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원하는 짧은 시간동안 어디서든, 무엇보다 자신의 세대 감성이 녹아든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점은 젊은 세대들이 웹드라마와 웹예능에 애착을 느낄 수 있는 큰 메리트다. 더욱이 새로운 콘셉트의 웹예능과 스릴러‧히어로물‧액션 등 다양한 장르의 웹드라마가 계속해서 나옴에 따라 젊은층의 웹예능‧웹드라마에 대한 사랑은 나날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020세대를 제대로 저격한 웹예능과 웹드라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