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해킹에 의해 회원 99만명의 정보가 유출된 바 있던 숙박O2O 업체 여기어때에서 또 다시 고객 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다. / 여기어때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 2017년 해킹에 의해 회원 99만명의 정보가 유출된 바 있던 숙박O2O 업체 여기어때에서 또 다시 고객 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다. / 여기어때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창업주의 불미스런 사건으로 뒤숭숭한 연말을 보낸 ‘여기어때’가 좀처럼 분위기 회복을 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다량의 고객 이메일 정보가 유출된 사고가 발생하면서 새해 첫날부터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2017년 99만명의 회원 정보가 유출된 바 있음에도 여전히 고객 정보 관리에 소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2년 만에 또 터진 고객 정보 유출 사고

대표이사 교체를 통해 심기일전을 노리던 여기어때가 새해 첫날부터 구설에 휩싸였다. 1일 위드이노베이션에 따르면 12월 31일 회원들에게 개인정보 이용내역을 통지하기 위해 안내 이메일을 발신하던 중, 설정 오류로 인해 불특정 다수 회원의 이메일 주소가 유출됐다.

이번 고객 정보 유출은 과거 사례와 비교했을 때 사안의 심각성이 경미한 편이다. 본인 외에 다른 회원 15명 안팎의 이메일 주소가 함께 포함돼 발송된 정도다.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 측 역시 “유출된 항목은 이메일주소 1개이며, 그외 다른 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며 이용객들을 안심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메일 유출 건수는 15만건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이메일 유출로 인헌 직접적인 피해는 접수되지 않고 있다”면서 “공지사항을 통해 회사 정보보안실 번호가 공개돼 있으니 향후 피해 혹은 피해가 예상될 경우 즉각적인 신고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활용성’이 떨어지는 이메일 주소 역시 철저한 보안이 요구되는 엄연한 고객 정보라는 점에서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문제는 여기어때에서 고객 정보 유출이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데 있다. 여기어때는 지난 2017년 3월 해킹에 의해 총 99만 명의 회원 정보가 유출돼 방통위로부터 3억원의 과징금 처벌을 받은 전례가 있다.

사건 후 “고객정보보호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던 여기어때의 재발방지 약속이 2년도 안 돼 깨진 셈이다.

지난달 심명섭 전 대표를 이어 여기어때 새 수장으로 선임된 황재웅 대표. / 위드이노베이션
지난달 심명섭 전 대표를 이어 여기어때 새 수장으로 선임된 황재웅 대표. / 위드이노베이션

◇ 기해년 첫날에… ‘불안한 출발’

이로써 여기어때는 최근 두 달 사이 두 번이나 고개를 떨구게 됐다. 지난해 11월 ‘양진호 사건’을 계기로 웹하드 업계 전반을 들여다 본 경찰의 수사망에 여기어때 창업주인 심명섭 전 대표가 포착되면서 곤욕을 치러야했다.

심 전 대표가 지난 18년 가까이 복수의 웹하드를 운영하며 음란물 427만건을 유통해 52억원 수익을 거둔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면서 본인과 회사 모두 힘겨운 연말을 보내야 했다.

아직 자신의 유죄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심 전 대표는 스스로 대표이사 직을 내려놓았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이번 일로 뜻하지 않게 심적으로 피해를 보신 분들이 있다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위드이노베이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 앞으로 있을 모든 법적 절차에도 최선을 다해 성실히 임하겠다”고 전했다.

심 전 대표 사임 후 여기어때는 황재웅 최고전략책임자(CSO)를 구원투수로 등장시키며 심기일전을 노렸다. 하지만 황 대표 체제에 들어선 지 보름도 안 돼 고객 정보 유출 사건이 터지면서, 여기어때는 불안한 기해년 새해 첫 출발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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