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26 21:24 (수)
황교안의 대선주자 급부상이 '반기문 현상'에 비견되는 이유
황교안의 대선주자 급부상이 '반기문 현상'에 비견되는 이유
  • 정계성 기자
  • 승인 2019.01.0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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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전 총리가 서울대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전 총리가 서울대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보수진영의 대선주자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주목을 받고 있다. 2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황교안 전 총리는 13.5%의 지지를 받아 전체 후보군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1위를 차지한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격차는 불과 0.4% 포인트로 사실상 차이가 없었다.

복수의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황 전 총리는 상위권에 위치했다. MBC와 코리아리서치센터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10.1%의 지지율로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10.5%)과 수위를 다퉜고, 메트릭스코퍼레이션의 조사에서도 9%로 이낙연 총리(10%)와 선두 각축전을 벌였다.

◇ ‘정치검증’ 경험 없는 것이 약점

정계진출 가능성에 황 전 총리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정치권과 거리를 두던 그는 하반기부터 조금씩 메시지에 변화를 줬다. 특히 지난해 말 서울대학교 강연에서는 “여러 이야기를 잘 듣고 있고, 여러 생각도 하고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라고 했다. 국민들의 요구가 있다면 정치에 나설 수 있음을 암시한 셈이다. 아직 입당한 것은 아니지만 한국당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황 전 총리를 옹위하려는 세력도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다.

하지만 황 전 총리의 부상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중도하차 전례와 비슷한 패턴이라는 점에서다. ‘반기문 현상’이라고 불릴 정도로 우호적인 상황에서 대선 출사표를 던졌지만, 경쟁자들과 여론의 공세에 밀려 끝내 ‘포기’를 선택하고 말았다. 미숙했던 정무감각에 체계화되지 못한 지원조직들이 더해져 빚어낸 최악의 결과였다. 위기였던 보수진영은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또 한 번의 혼란을 겪었다.

한국당의 한 전략통은 이렇게 설명했다. “학계도 그렇지만 관료출신들도 고고하면서 수동적인 측면이 있다. 인의장막에 쌓여 우호적인 언론과 원할 때 접촉할 수 있었기 때문에 거센 공격을 받아본 경험은 거의 없다. 정치권은 다르다. 공론장에 완전히 오픈되고, 비판적인 언론으로부터의 달갑지 않은 질문에도 답을 해야 한다. 말 한 마디 한 마디에는 칼날 같은 공격이 들어온다. 큰 정치에 도전할수록 그에 비례해 강도는 거세진다. 일종의 정치적 검증과정이다. 성장통을 참아내지 못한다면 정치의 맛을 알기 전에 환멸부터 느낄 수밖에 없다.”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황교안 전 총리는 이낙연 총리, 유시민 작가 등과 함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상위권에 올랐다. /데이터=리얼미터, 코리아리서치센터, 메트릭스코퍼레이션.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황교안 전 총리는 이낙연 총리, 유시민 작가 등과 함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상위권에 올랐다. /데이터=리얼미터, 코리아리서치센터, 메트릭스코퍼레이션.

◇ “진흙탕 속에서 내구력 키워야”

실제 역대 대통령들 모두 공적으로 개방된 공간에서 경쟁자들과 반대진영으로부터 숱한 공격과 고초를 자양분 삼아 성장했다. 민주화 투쟁의 선두에 섰던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특히 보수언론으로부터 맹공을 당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 등이 대표적이다. ‘수첩공주’ 등 각종 비아냥을 받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타가 공인하는 “가장 많은 공격을 받았던 정치인” 중 한 명이다.

물론 반 전 총장과 황 전 총리를 일직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해외에 오래 체류했던 반 전 총장과 달리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정부 내내 정부 각료로 재직하면서 국내 정치에 대한 감각을 키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을 역임하며 각종 공세를 받았던 경험도 있다. 보수진영이 차기 대선주자로 황 전 총리를 주목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의 한 전직의원은 “까마득한 후배 법조인으로부터 얼굴이 상기될 정도의 공격을 받으면서도 참아내는 것을 보면 내구력은 (반 전 총장보다) 한 수 위”라고 평가했다. 다만 “대리인으로서 간접경험을 하는 것과 선수로서 직접 경험하는 것은 다를 수 있다”며 “황 전 총리가 정치에 뜻이 있다면 꽃가마를 기다릴 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정당에서 펼쳐보여야 한다. 싸움을 회피하지 말고 감내해야 그 과정에서 지지세력과 조직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연꽃은 진흙탕 속에서 핀다는 진리는 정치에 특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는 오마이뉴스 의뢰로 12월 24일부터 28일까지(25일 제외) 유무선 ARS 및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해 2,011명이 응답을 마쳤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 응답률은 6.7%다. 코리아리서치센터의 여론조사는 MBC의 의뢰로 12월 27일부터 28일까지 유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해 1,009명이 최종 응답을 마쳤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2.4%다. 메트릭스코퍼레이션의 여론조사는 MBN의 의뢰로 12월 29일부터 31일까지 유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해 1,000명이 응답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9.9%다. 각각의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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