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조나리 기자] 붙이는 멀미약 ‘키미테’로 잘 알려진 명문제약이 지난해를 리베이트 수사로 마무리하게 됐다. 물론 제55회 무역의 날 행사에서 300만불 수출탑을 수상했지만, 리베이트 논란으로 공든 탑의 빛이 바래졌다. 명문제약의 리베이트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새해를 ‘수출 확장의 해’로 선언한 명문제약으로써는 현재 진행 중인 수사 결과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 3월 압수수색 당시만 해도 리베이트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던 터라 더욱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됐다.

◇ 세 번째 리베이트 의혹... 내부고발로 촉발

또 리베이트 논란이다. 이번엔 명문제약. 그리고 ‘또’ 명문제약이었다. 아무리 제약업계에서의 리베이트가 끊지 못할 적폐라 할지라도 이번엔 심상치 않다. 명문제약은 2012년에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불법 리베이트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 받은 바 있다. 2008년 1월부터 2009년 6월까지 전국 병의원 1,300여 곳에 금품을 제공한 사실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다음해인 2010년 11월부터 2011년 3월까지도 요양기관 의료인 등에게 납품의약품 가격의 10∼50%를 외상 선 할인 해주는 방법으로 리베이트를 제공, 2015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약가 인하 처분을 받았다. 이번엔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리베이트 의혹이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명문제약은 전국 711개 병의원에 자사 의약품을 정상 금액으로 판매한 후 수금 단계에서 할인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다.

또한 프로포폴 투약 장비를 병의원에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병원장의 골프장을 예약해 주기도 했다는 것. 지난 3월 압수수색으로 리베이트 의혹이 제기됐던 명문제약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당시 명문제약 측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경찰로부터 퇴사자의 고발이 있었다는 얘기는 들었다”면서도 “리베이트는 없다. 수사 내용은 경찰의 통보를 받기 전까진 알 수 없다”고 못박았다.

특히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거래장부(2013~2017년) 등을 검토한 결과 불법 리베이트가 회사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명문제약 측은 여전히 리베이트 의혹은 부인하고 있다. 앞으로 진행될 리베이트 연루 관계자들의 조사에서도 적극 해명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해당 조사가 내부자의 고발을 통해 이뤄진 만큼 관련 의혹에서 벗어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 수출탑 무너질라... 진땀 흘리는 명문제약

명문제약은 지난해 1월 하청업체 ‘갑질’ 논란으로 배철한 대표가 사임, 박춘식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갑질 논란은 빨리 수그러들었다. 다음달인 2월 야심차게 준비했던 명문바이오를 출범, 항암제 및 치매치료제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소에서 도출된 신약은 해외시장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일단 출발은 순조롭다. 명문제약은 2017년 7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총 47개 품목으로 424만 불 판매를 기록해 지난해 12월 7일 수출탑을 수상했다. 2020년은 600만 불 이상의 실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를 위해 명문제약은 앞으로도 치매 치료제와 항암제, 마약류 수출에 주력할 예정이다. 또한 베트남 외 동남아시아 지역에 20여개 품목을 신규 등록하고, 올해는 20~30% 이상의 해외 매출 성장을 내다보고 있다.

박춘식 사장은 “이번 수출탑 수상을 계기로 해외 시장을 과감히 개척하고, 글로벌 제약사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의욕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제약업계의 윤리경영은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해외 진출을 위한 필수조건이 되고 있다. 명문제약이 이번에도 리베이트 혐의로 제재를 받을 시 ‘세 번째 리베이트 적발’이라는 오명을 쓰게 된다. 앞으로 나올 조사 결과가 해외 진출의 발판이 될지, 발목을 잡을지 주목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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