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 새해를 맞아 주요 유통 그룹 CEO들이 임직원들에게 '생존을 위한 변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사진은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왼쪽)과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 각사
기해년 새해를 맞아 주요 유통 그룹 CEO들이 임직원들에게 '생존을 위한 변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사진은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왼쪽)과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 각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2019년 기해년 새해를 맞아 주요 유통 기업들의 수장들이 이구동성으로 ‘생존을 위한 변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침체된 내수 시장과 규제강화 등 악화된 대외환경에 대한 위기감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 신동빈 회장 “지속 성장 위한 비즈니스 전환”

경영 복귀 후 ‘뉴롯데’ 완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롯데 신동빈 회장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환’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현재 우리의 전략을 재검토하고, 새로운 전략과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고객의 필요와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제공해야 치열한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점하고 지속성장할 수 있다”며 “우리의 고객과 가치를 제로베이스에서 철저히 재점검해 미래성장이 가능한 분야에 집중해 달라”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무엇보다 디지털 분야에서의 비즈니스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단순히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일부 활용하거나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우리 사업구조에 적합하고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속 수감에서 풀려난 신 회장은 경영복귀 100일을 앞두고 있다. 경영 일선으로 돌아온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이후 5년간 50조원의 투자계획과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하며 ‘뉴롯데’ 완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사상 최대인 12조원 투자가 예정돼 있다. 그룹이 재도약해야 하는 중대한 시기에 임직원들이 관성에 젖지 않고 변화에 적극나서도록 긴장감을 불어넣은 것이다.

◇ 정용진 부회장 “중간은 없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중간은 없다”고 못 박았다. 정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고객에게 환영받지 못하고,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중간’은 결국 치열한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라며 이 같이 언급했다. 그는 “고객이 아주 빠른 속도로 스마트하게 변하고 있어 중간은 없어지고 시장은 ‘초저가’와 ‘프리미엄’의 두 형태만 남게 될 것”이라며 “아직 미지의 영역인 초저가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초저가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는 정 부회장의 복안은 신세계의 사업 행보에서도 읽을 수 있다. 2015년 비밀연구소를 설립하고 ‘피코크’, ‘노브랜드’ 등 이마트 자체상표(PB) 브랜드를 탄생시켜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켰다. 또 지난해 선보인 만물잡화점 ‘삐에로쇼핑’은 각종 이슈를 양산하며 차근차근 점포를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 6개월 간 6개 매장이 문을 열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위기의식을 불러일으켰다. 정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사업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사업을 적기에 변화시키지 못하면 결국 쇠퇴하게 된다”며 “미래성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미래 비전을 위한 성장동력 확보 ▲사업방식의 혁신을 통한 미래 대응 ▲실행력을 제고하는 조직문화 구축 등 3대 경영방침도 제시했다.

그는 “새로운 시도의 실패보다 시도하지 않아 사업기회를 실기하는 것이 성장을 더욱 저해한다”며 “조직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임원 및 간부사원들이 새로운 도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조력자 역할에 최선을 다해주고, ‘회사와 개인의 성장을 하나로 묶는 조직문화’도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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