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현지시각) 하원의장으로 취임했다. /뉴시스·AP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현지시각) 하원의장으로 취임했다. /뉴시스·AP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연방정부의 문은 여전히 닫혀있지만, 연방의회는 새 막을 올렸다. 야당이 주도권을 잡은 하원은 첫날부터 대통령을 압박하고 나섰다.

미국 제 116대 연방의회가 3일(현지시각) 임기를 시작했다.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이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민주당이 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차지했다. 작년 11월 열린 중간선거를 통해 435개의 의석 중 236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이날 낸시 펠로시 원내대표를 새 하원의장으로 선출했다.

자신의 두 번째 하원의장 임기를 보내게 된 펠로시 대표는 취임 첫날 인사말을 통해 하원의 협동을 강조하는 한편,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는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3일(현지시각)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탄핵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정치적인 이유로 탄핵해서는 안 되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탄핵을 거부해서도 안 된다”는 답을 내놨다. NBC뉴스는 펠로시 의장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하는 시나리오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해석을 달았다.

펠로시 의장은 그동안 대통령 탄핵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해 왔다. 펠로시 의장은 평소 탄핵을 ‘분열을 초래할 행동’이라고 지칭했으며, ‘탄핵(Impeachment)’ 대신 ‘I로 시작하는 단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탄핵 가능성을 언급한 3일(현지시각) 인터뷰에서도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수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며 탄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다만 펠로시 의장이 생각하는 ‘탄핵을 공론화할 시점’은 그리 멀지 않은 듯하다. 2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뮬러 특검의 수사가 조만간 마무리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는 이미 마이클 코언 변호사와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을 기소했으며, 오는 3월경에는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수사 결과를 종합해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2018년 중간선거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탄핵안 발의권을 가져온 만큼, 특검 수사에서 혐의가 발견된다면 탄핵을 추진하는 일 자체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백악관은 펠로시 의장의 탄핵 발언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3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국경보안과 인프라 투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하원의장은 첫날부터 탄핵과 기소를 말하고 있다”며 “이것은 불행한 일”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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