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 뉴시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청와대의 인사개입 의혹, 적자 국채 발행 압력 의혹 등을 폭로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을 향해 ‘막말’을 쏟아낸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내에서 ‘함구령’ 조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신 전 사무관의 발언이 청와대 특별감찰반 사태처럼 정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우려해 사건이 확산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모양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손 의원의 잇따른 발언 파문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지금 국회가 해야 할 일도 많은데 이런 불필요한 소모적 정쟁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상임위 (개최) 요구도 상임위 간사들이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크게 정쟁으로 갈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뜻을 의원들한테 밝혔다”고 설명했다.

신 전 사무관의 폭로와 관련해 야당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소집 요구를 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우리나라는 대통령 중심제이고 대통령이 최종 정책에 대한 판단과 결정 권한을 갖고 있다. 청와대가 그런 문제에 대해서 의견을 제시하고 결정하는 건 전혀 문제가 될 수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저는 압력이 아니고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기재부가 결정을 내렸고 그게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너무 명백하게 판단할 수 있어서 우리 당 차원에서 논쟁으로 만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다. 기재위 소집 문제는 기재위 간사가 판단할 문제라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지도부는 손 의원을 포함한 원내 의원들에게 신 전 사무관 관련 발언을 자제하라고 비공식적 경고 조치를 내린 상태다.

손 의원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 전 사무관을 겨냥해 “나쁜 머리 쓰며 의인인 척 위장하고 순진한 표정으로 떠드는 솜씨가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고 했다. 그러다 신 전 사무관이 자살을 기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 글을 삭제했다.

손 의원은 이어 “이미 퇴직한 사람이 몇 달이나 지나서 자기 조직에 관한 헛소문을 퍼뜨리는 건 보통 ‘양아치짓’이라고 한다”는 내용이 담긴 전우용 역사학자의 글을 공유하기도 했다.

시민단체인 ‘공정연대’는 6일 손 의원을 사이버명예훼손 혐의로 4일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공정연대 이종배 대표는 손 의원이 신 전 사무관을 겨냥해 “고시 공부 기간이 약간 긴 편”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심리적 압박을 느끼며 긴 시간 시험 준비를 해온 고시생들을 비하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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