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폰XR이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아이폰XR. /애플 홈페이지
애플의 아이폰XR이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아이폰XR. /애플 홈페이지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애플의 가격정책이 실적쇼크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급형으로 출시한 ‘아이폰XR’의 원인으로 꼽혔다. 상향평준화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스펙 대비 과도하게 높은 출고가를 책정하는 등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와 고가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 어느 한쪽도 잡지 못했다는 평가다.

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XR이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이폰XR의 판매량이 예상보다 저조하다는 판단이다. 중국 등 일부 지역에서 예상한 판매량을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XR의 판매 부진은 최근 글로벌 증시에도 영향을 미친 애플 실적 쇼크의 원인으로도 꼽힌다.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XR 출시 당시 중국 웨이보 계정을 통해 “중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아이폰XR을 즐기는 모습을 보니 기쁘다”는 글을 올려 아이폰XR을 적극 홍보한 바 있다. 

그러나 아이폰XR은 인기를 끌지 못했다.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매체는 애플이 가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와 고가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 모두를 놓쳤다고 평가했다. 제대로 된 소비 심리를 파악하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실제 아이폰XR은 보급형으로 출시됐지만 중국에서 64GB 제품이 6,499위안(약 106만원)에 달한다. 중저가 제품으로 출시됐지만 출고가는 타사의 고가 제품과 유사하다. 중국인들은 자국 제조사인 화웨이, 샤오미 등을 통해 가성비 높은 스마트폰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만큼 아이폰XR은 큰 관심을 끌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은 글로벌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지난 2일 팀쿡 CEO는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자사 매출 전망치를 890억∼930억달러에서 840억 달러로 낮췄다. 중국의 경기둔화 등을 이유로 내세웠다. 당시 팀쿡 CEO는 “중화권 지역의 경기 둔화 속도를 예상하지 못했다”며 “아이폰 매출 감소는 대부분 중화권에서 발생했으며, 다른 나라에서도 기대한 것만큼의 수요를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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