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임기 3년여를 앞두고 돌연 사임하면서 그 배경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 뉴시스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임기 3년여를 앞두고 돌연 사임하면서 그 배경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민석 기자]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임기를 3년 가까이 남겨두고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로이터‧AFP 등에 따르면 김 총재는 7일(현지시각) 다음달 1일 총재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성명과 트위터를 통해서도 “헌신적인 직원들을 이끌고 빈곤 없는 세상으로 더 가까이 갈 수 있다고 상상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특권이었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김 총재의 임기는 2022년 7월까지다. 임기를 3년 5개월이나 남겨둔 시점에서 갑작스레 세계은행 총재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트럼프 미 행정부와의 불화설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012년 당시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추천으로 아시아인 최초로 세계은행 수장에 올랐다. 2016년 연임이 결정된 시점 역시 오바마 정부 시절이었다. 김 총재는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하고 석탄 전력 투자액을 크게 줄이는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노선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 왔다.

다만 김 총재는 재임 기간 동안 트럼프 행정부와 공개적으로 대립각을 세운 적은 없었다.

공석이 된 총재 자리는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세계은행 최고경영자가 대리한다. 불가리아 경제학자 출신인 게오르기에바는 2017년 1월부터 세계은행 최고 경영자로 활동해 왔다.

한편 서울에서 태어난 김 총재는 5세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갔다. 브라운대학 졸업 후 하버드대에서 의학박사와 인류학박사 학위를 받고 이 대학 의대 교수로 재직했다. 이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에이즈 국장을 맡은 바 있다. 또 2009년에는 한국계 최초로 아이비리그 대학 중 한 곳인 다트머스대 총장에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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