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튠즈' 등 애플의 독점 콘텐츠 플랫폼들이 외부 접점을 넓힌다. / 애플
'아이튠즈' 등 애플의 독점 콘텐츠 플랫폼들이 외부 접점을 넓힌다. / 애플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자체 생태계를 고집했던 애플이 외연을 확장한다. 삼성·LG·소니 등의 다양한 TV 제조사들과 협업키로 한 것. 콘텐츠 수익이 목적으로, 성장이 정체된 하드웨어 중심에서 벗어나 서비스 사업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8일 더버지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 LG전자, 소니 등은 올해 출시될 스마트TV에 애플의 소프트웨어 '아이튠즈 무비·TV쇼'를 비롯해 에어플레이2 기능 등을 이례적으로 탑재한다.

우선 삼성전자는 제조사 중 유일하게 스마트TV에 애플 아이튠즈와 에어플레이2를 동시 내장한다. 애플 아이튠즈는 영화, TV, 음악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관리, 구매할 수 있는 애플의 플랫폼이다. 아이튠즈가 그간 애플 iOS 및 macOS 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용(2003년)으로만 출시된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와의 협력으로 생태계를 넓히는 셈이다.

또 LG전자, 비지오(Vizio), 소니(Sony)의 스마트 TV에는 애플의 ‘에어플레이2’와 ‘홈킷’ 기능이 탑재된다.

에어플레이2는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애플 IT기기에서 TV로 영상, 음악 등 콘텐츠를 무선으로 스트리밍 하는 기능이다. 이는 애플기기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일부 스피커 제조업체들에게 음악재생을 위해서만 제공돼 왔다. 애플 제품을 구매하고 그 안에서만 콘텐츠를 소비시키기 위해 활용한 기술을 외부 업체와 공유한 것.

애플 아이폰, 맥, 아이패드 등에만 제공되던 서비스들이 외부기기로 확장된다.
애플 아이폰, 맥, 아이패드 등에만 제공되던 서비스들이 외부기기로 확장된다.

업계에선 애플의 이 같은 선택에 ‘변화된 시장환경에 맞춘 새로운 사업전략’으로 해석한다.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혁신’ 부재로 기술의 상향평준화가 이뤄진 상태로,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높은 중국 제조사들의 추격이 매섭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 아이폰의 판매대수는 2억960만대로, 전년(2억1,580만대)보다 감소했다. 반면 중국 화웨이의 판매량은 전년대비 약 5,000만대 증가한 2억대를 기록했다. 또 샤오미도 1억3,000만대로, 급격히 성장 중이다.

더 이상 하드웨어 사업에만 의존하기엔 힘든 환경이란 뜻이다. 특히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당시 “서비스 사업은 이제 강력한 성장 동력”이라며 “2016년 서비스매출이 2020년까지 2배로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한 바 있다.

더버지는 IT 애널리스트 진 먼스터(Gene Munster)의 발언을 인용, “애플이 하드웨어 중심 전략에서 서비스 매출 증대로 전략의 중심을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애플의 독점 서비스 및 기술들이 그간 자사 IT기기의 경쟁력을 높여줬지만, 새로운 스타플레이어들의 등장에 매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동영상 스트리밍에선 ‘넷플릭스’와 아마존의 ‘프라임’, 구글의 ‘유튜브’ 등 다양한 사업자들이 등장한 상황이다.

굳이 애플 기기를 구매하지 않아도 다양한 콘텐츠를 충분히 접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는 애플의 독점서비스가 외연을 확장해야 하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실제 넷플릭스의 경우 하나의 아이디(ID)로 PC는 물론 스마트폰 또는 일부 스마트TV에서 접속가능토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와 경쟁하기 위해선 더 많은 접점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