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개그맨 강성범과 유튜브 '씀' 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개그맨 강성범과 유튜브 '씀' 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나 당대표 이해찬은 강성범이 어떠한 질문이나 아주 민감한 이야기를 해도 절대로 절대로 화를 내거나 버럭하지 않을 것을 약속합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개그맨 강성범 씨와의 ‘씀’ 촬영에서 서약한 내용이다. ‘씀’은 민주당의 공식 유튜브 채널이다. ‘쓸모 있다’ ‘글씨를 쓴다’는 의미와 함께 ‘Something Special Minjoo(민주)’의 줄임말이다. 지난해 11월 개설됐다. 보수진영이 강세를 보여 온 유튜브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동시에 ‘가짜뉴스’ 대응 전략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씀’ 채널은 구독자 2만 5,000명을 조금 넘긴 상태로 아직 이렇다 할 이목을 끌지는 못하고 있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당의 소통과 홍보를 더 강화해야 된다고 본다. 정확하게 국민들이 판단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올해는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올해 유튜브 플랫폼을 더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알릴레오’ 방송이 진보층을 중심으로 돌풍을 일으키자 이해찬 대표가 직접 나선 것이다. 1952년생으로 올해 68세가 된 ‘노장’ 당대표의 유튜브 데뷔는 새로운 도전이다. 이 대표는 이 같은 시선을 의식한 듯 “(유 이사장 방송은) 조회 수가 200만이 넘고 구독자도 50만이 넘었다고 해서 ‘거대한 화산이 폭발했구나’ 그런 느낌을 받는데, 괜히 저도 이걸 해서 쪽팔리는 것 아닌가 한다”며 “헬리콥터 앞에서 선풍기 튼다(는 격)”라고 농담 섞인 우려를 내비쳤다.

강씨는 이 대표의 ‘버럭 해찬’ 별명을 언급하며 “예전엔 ‘아닌 건 아니다’하며 큰소리를 내던 모습이 있었는데 요즘 들어 덜한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그때는 터무니없는 말을 하는 사람들한테 ‘버럭’한 것”이라며 “지금 당대표라는 자리는 축구장의 골키퍼나 마찬가지다. 골키퍼가 함부로 흥분하면 힘들어서 공을 못 잡는다”며 ‘버럭 금지’ 서약서에 서명했다.

이 대표가 전직 노무현재단 이사장이었던 만큼 유 이사장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이 대표는 유 이사장의 정계복귀설에 대해 “본인이 정치를 안 하겠다고 얘기했다. 저하고도 그런 얘기를 했는데 공적인 자리 이런 것은 안 하려는 것 같다. 조금 자유롭게 하려는 것 같다”며 “본인이 정치하면서 마음의 상처도 많이 입었고, 저도 30년째인데 정치를 하다 보면 하기 싫을 때도 많이 있다. 전 이것 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하는데 웬만한 사람들은 안 하려는 게 이해가 간다”고 했다.

이 대표와 강씨의 본격적인 촬영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거침없는 입담을 소재로 ‘씀’ 채널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씀’ 채널 공식 오픈 전 공개된 이 대표가 땅콩을 먹는 영상을 담은 ‘미공개 티저’는 조회수 2만회를 넘기기도 했다. 불통·호통의 이미지가 강한 이 대표의 부드러운 모습이 지지층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게 내부 분석이다.

민주당은 ‘씀’ 채널에 매주 금요일마다 ‘대변인들의 수다’(대수다) ‘현안 읽어주는 남자’ ‘맞춤 법’ 등 정례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이날 촬영한 이 대표와 강씨의 영상은 오는 14일 업로드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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