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재판을 앞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결백 입증을 위해 전력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뉴시스
첫 재판을 앞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결백 입증을 위해 전력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오는 10일부터 재판에 돌입한다. 법정에서 다툴 사건은 세 가지다.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시도, 검사사칭 사건 거짓 해명,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허위사실 공표다. 여기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 상태다.

이재명 지사는 바빴다. 지난달 11일 재판에 넘겨진 뒤 한 달여 동안 재판 준비에 공을 들였다. “검찰 수사 자료를 살펴보는데 연말연시를 다 보냈다”고 스스로 말할 정도다. 변호사는 9명을 선임했다. 주변에선 초호화 변호인단이라고 평가했다.

◇ 검찰 공소장 내용 뒤집을 정신질환 자료 입수

이재명 지사가 재판에 적극 나서면서 분위기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기소 소식이 전해질 때만 해도 재판이 불리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올 만큼 희망적인 전망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결백을 입증할 수 있을만한 상당수의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일례가 친형인 고 이재선 씨의 요양급여내역이다. 해당 자료는 재선 씨가 교통사고 후유증 때문에 정신질환이 생긴 것으로 판단한 검찰의 주장을 뒤엎는다. 사고가 있기 전 정신과 진료를 받은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재선 씨의 요양급여내역에 따르면, 그는 2013년 3월 13일 경기도 용인의 한 정신과 의원을 찾았다. 교통사고가 발생하기 사흘 전이다. 이날 재선 씨는 ‘상세불명의 우울 에피소드’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 측은 강제입원 시도가 직권 남용이 아니라 근거 있는 대처라고 주장했다. 실제 추가 자료도 확보했다. 재선 씨가 2002년 2월 16일 용인의 한 정신병원에 내원한 기록이다. 구체적인 진료 내용은 삭제돼 있으나, 정신질환과 관련된 약물 처방을 위한 내원으로 보인다. 재선 씨가 블로그에 직접 남긴 글이 이를 증명했다.

이재명 지사 측은 재선 씨가 2012년 8월 블로그에 ‘2002년경 용인 모병원 의사가 나에게 정신과 후배 의사를 통해서 가져온 것이라며 약을 줬다’는 내용의 글을 적은 사실을 언급하며 “용인 정신병원 내원 기록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재명 지사 측은 재선 씨의 친모 폭행 사건에 대한 수원지검 성남지청의 불기소 결정서와 2014년 11월부터 한 달 여간 경상남도 창녕군의 한 정신병원에 입원할 당시 보호자의 진술 내용을 꼬집었다.

이재명 지사는 친형이 정신질환으로 병원 진료를 받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 뉴시스
이재명 지사는 친형이 정신질환으로 병원 진료를 받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 뉴시스

알려진 내용을 종합하면, 결정서에는 ‘피의자에 대한 정신감정의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적혀있다. 특히 입원 기록을 살펴보면 보호자 측에서 재선 씨의 정신건강에 이상을 발견한 시점은 2012년이다. 이재명 지사가 강제입원을 시도했다는 시점과 맞물린 셈이다. 이재명 지사는 줄곧 “형님의 강제입원은 형수님이 하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실제 보호자 측에서 재선 씨의 우울증을 의심한 정황도 있다. 2013년 2월 용인 수지에서 진단 받은 결과가 “우울증이었던 것 같다”는 진술이 포함돼 있는 것. 이후 “자살을 시도했다”고도 밝혔다.

보호자 측의 진술 내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검찰의 공소장부터 잘못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재선 씨가 2013년 3월 교통사고 이전 정신질환을 앓은 기록이 없는 게 아니라 찾지 못했던 것이고, 정신병원 입원 사실이 없다는 재선 씨 가족의 진술은 거짓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재명 지사 측은 무죄를 확신했다. 다만 우려하고 있는 것은 지지자들의 법원 앞 집회다. “재판이 시작된 이때 재판 담당 법원 앞 집회는 그 의도가 어떠하든 재판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치려는 행위로 오해받기에 십상”이라는 게 이재명 지사의 생각이다.

이재명 지사는 첫 재판을 앞두고 지지자들에게 집회 자제를 요청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지금 기나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앞으로도 헤치고 나아가야 할 길은 멀고도 험하다”면서 “동지 여러분의 도움과 연대가 꼭 필요하다. 그리고 그 도움은 합리적이고 유효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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