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갑질119가 대학가 갑질을 뿌리 뽑기 위한 '대학원생119'를 출범시켰다.
직장갑질119가 대학가 갑질을 뿌리 뽑기 위한 '대학원생119'를 출범시켰다.

[시사위크=김민성 기자] ‘갑질’이 만연한 것으로 알려진 대학가의 부당한 행위를 뿌리 뽑기 위한 ‘대학원생119’가 출범했다. 직장갑질119 등은 지난 8일 전국 33만명에 이르는 대학원생의 권리를 보호하는 조직을 결성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학가에서는 일반 기업이나 병원 못지않게 갑질 논란이 불거져 왔다. 지도교수가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연구원이나 대학원생들에게 범위를 벗어난 지시와 폭언, 폭행 등을 일삼았다는 얘기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지난 2017년 9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철희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이 대학원 연구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대학원에 갑질이 존재한다’고 답한 응답은 전체(197명) 중 74.1%(146명)였다. 응답자의 39%(77명)는 교수의 우월적 지위와 인권문제를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꼽았다.

직장갑질119가 밝힌 한 대학 교수는 자신이 지도하는 학생들의 통장을 직접 관리하며 연구비를 갈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교수는 선임연구원을 통해 연구원과 대학원생의 통장을 관리하게 했다. 이후 학교에서 통장으로 지급된 연구비 중 일부를 자신의 통장으로 입금시키도록 했다. 한 대학원생은 5년 동안 8,000만원을 빼앗겼다. 이런 식으로 교수로부터 연구비를 갈취당한 대학원생은 10명 여명에 달했다.

자녀 학습에 대학원생들을 동원한 교수도 있었다. 유치원 등원부터 그림일기와 독후감 숙제 대행을 시킨 사례도 있었다. 자녀의 대학원 입학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를 대학원생에게 작성하게 한 교수도 있었다.

직장갑질119는 “대학교수가 진학, 학위, 진로 등 대학원의 인생을 결정할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고 있기 때문에 비리 제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앞으로 대학원생119를 통해 제보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법률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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