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특급호텔인 그랜드호텔 지난해 성추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이목을 끌고 있다./ 부산 그랜드호텔 홈페이지 갈무리
부산 해운대구 특급호텔인 그랜드호텔 지난해 성추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이목을 끌고 있다./ 부산 그랜드호텔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부산 해운대구의 특급호텔인 그랜드호텔이 정초부터 때 아닌 구설로 곤혹스런 상황에 놓였다. 지난해의 사내 성추행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서다. 특히 연루 직원의 인사 처리 과정을 놓고 시비가 불거져 해명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 지난해만 두 차례 사내 성추행 구설    

부산 그랜드호텔은 지난해 불거진 사내 성추행 사건으로 한바탕 진통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호텔에서 팀장급으로 근무하던 A씨는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지난해 3월 회사를 떠났다. 피해 여직원은 여러 사람이 보고 있는 상황에서 A씨가 특정한 신체 부위를 만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씨가 사직서를 내면서 사건은 조용히 마무리 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4월에는 또 다른 사건이 터졌다. 이 호텔에서 근무하다 그 해 3월 퇴사한 직원 B씨(27)가 자신의 직속상관인 테이블 담당 캡틴 C씨(31·여)로부터 갑질과 성희롱, 성추행 등을 당했다며 부산지방노동청에 고소한 것이다. 이에 호텔은 인사위원회를 열어 C씨를 해고 조치했다.

하지만 이후 C씨에 대한 해고 조치는 취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C씨는 호텔 측의 조치에 반발, 노동청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고 그해 11월 부산지방노동청 동부지청은 C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당시 지방노동위원회는 징계 절차에 문제는 없었지만, 해고에 이를만한 상황까지는 아니라며 원직 복직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호텔은 내부 논의 끝에, C씨에 대한 해고 조치를 취소하고 사직처리했다.

이같은 인사 조치가 알려지면서 내부는 한바탕 들썩였다. 불미스런 사건에 연루됐던 인사들이 사직 처분으로 마무리되자 노동조합 내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발 방지를 위해 사측의 대응 방식이 더 강력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경찰이 호텔 내 성추행 사건 관련, 내사를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지면서 논란을 가중시켰다.

◇ 난감한 그랜드호텔 “적법한 절차 거쳤다”  
   
그랜드호텔 측은 뒤늦게 불거진 구설에 난감한 기색이다. 그랜드호텔 관계자는 “지난해 사내 성추행 건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처리됐다”며 “인사위원회, 수사당국, 노동청 등의 여러 판단을 거쳐 인사 조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성추행 연루 직원에 대한 인사 처분이 해고에서 사직으로 바뀐 것과 관련해선 “당초 지노위에선 원직 복귀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여러 상황을 감안하면 다시 회사에 복귀를 시키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또 C씨 본인이 사직 의사를 갖고 있어, 논의 끝에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사 처리 과정에서 피해 직원 보호를 최우선시했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부산의 대표적인 특급호텔에서 불미스런 사건이 있었다는 점 때문에 실망감을 사고 있다. 강력한 재발 방지 대책는 물론, 직원 교육과 점검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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