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AP-뉴시스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AP-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중 혈맹관계의 공고함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시진핑 주석은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조선 측이 주장하는 원칙적인 문제들은 응당한 요구”라며 잔뜩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은 지난 8일 상봉행사를 시작으로 회담과 만찬, 9일 오찬까지 함께했다. 이번 북중정상회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온 세계에 조중 친선의 불변성, 불패성을 다시 한 번 뚜렷이 과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고, 시 주석은 “중조 친선관계를 중시하고 당과 인민에 대한 깊은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시 주석은 “(비핵화 협상에서) 조선이 주장하는 원칙적인 문제들은 응당한 요구”라면서 “유관 측들이 이에 대해 중시하고 타당하게 문제를 처리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조선반도 정세 안정을 위해 적극적이며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비핵화 협상의 카운터 파트인 미국을 압박하는 동시에 중국이 평화 프로세스에 관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중국을 포함시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를 이끌어내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국이 응하지 않는다면) 부득불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했는데, 이는 중국과 러시아 등 우호적인 국가들을 협상에 끌어들이겠다는 의미였다. 양 정상의 발언이 직접 소개된 것은 아니나 조선중앙통신은 “비핵화 협상을 공동으로 연구조종해 나가는 문제와 관련해 심도 있고 솔직한 의사소통을 했다”고 밝힘으로써 김 위원장이 자신의 신년구상을 구체화하고 있음을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 국무부는 북중 정상회담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대신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한 발언을 내놨다. 10일(현지시각) 미국 남부 국경시찰을 떠나기 직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협상을 진행 중이고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중국이 야당보다 훨씬 상대하기 쉽다”고 했다. 다만 2차 북미 정상회담 혹은 비핵화 협상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미 국무부 역시 북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특별한 논평을 내지 않았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