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팀들은 동부에 비해 순위경쟁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 사진은 댈러스 매버릭스(서부 14위)의 에이스 루카 돈치치. /뉴시스·AP
서부 팀들은 동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험난한 순위경쟁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댈러스 매버릭스(서부 14위)의 에이스 루카 돈치치.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서부 컨퍼런스 팀들이 동부 컨퍼런스에 비해 우월한 전력을 보유한 ‘서고동저’ 현상은 NBA의 오랜 골칫거리였다. 서부 팀들은 자신들이 동부보다 더 많은 경쟁을 하고 있으며, 동부 팀들이 서부보다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쉽다는 불만을 제기해왔다.

올해는 어떨까. 순위표를 살펴보면 동부 팀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승률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리그 전체 1위는 밀워키 벅스(72.5%), 2위는 토론토 랩터스(72.1%)로 모두 동부 팀이다. 3‧4위를 차지하고 있는 덴버와 골든 스테이트 아래로는 다시 동부지구 소속인 인디애나와 필라델피아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승률 기준 현재 리그 상위 6개 팀 중 네 팀은 동부지구 소속이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서부와 동부의 전력 차이를 평가하려면 일정표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야 한다.

NBA의 30개 팀들은 한 시즌에 각각 82경기를 치른다. 82가 29로 나누어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각 팀들이 만나는 횟수는 동일하지 않다. 같은 디비전(6개 팀으로 구성)에 속한 팀끼리는 4경기를, 다른 컨퍼런스(동‧서부 각각 15개 팀) 팀과는 2경기를 치른다. 같은 컨퍼런스 내의 다른 디비전에 속한 팀과는 사무국이 임의로 3경기 또는 4경기를 배정한다. 시즌 내내 미국 전역을 오가야 하는 선수들의 이동거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배려지만, 이 때문에 ‘불공평한 일정표’가 만들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1월 11일 현재 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는 밀워키 벅스를 예로 들어보자. 센트럴 디비전에 속한 밀워키는 같은 디비전인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승률 19%)·시카고 불스(24.4%)·디트로이트 피스톤즈(43.6%)와 도합 12경기를 치른다. 또한 같은 동부지구 팀인 뉴욕 닉스(20%)·애틀랜타 호크스(29.3%)와도 4번씩 만나도록 일정표가 짜여졌다. 반면 서부지구 소속인 휴스턴·골든 스테이트와는 두 번씩밖에 만나지 않는다.

서부 14위 댈러스 매버릭스는 어떨까. 댈러스 매버릭스는 6개 디비전 중 가장 경쟁이 심하다는 사우스웨스트 디비전에 속해 있으며, 이번 시즌 서부 팀을 상대로 11승 17패를 올렸다. 그러나 동부 팀을 상대로 거둔 성적은 8승 5패로 훨씬 양호하다. 만약 댈러스가 동부지구 소속이라면 46.3%라는 현재 승률만으로 순위가 9위로 뛰어오르며, 일정상의 난이도 차이를 고려하면 실질적인 순위는 그 이상이다.

2018/19시즌은 지난 2013년 이후 동부지구에서 파이널 우승팀이 나타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해로 손꼽힌다. 마이애미 히트가 와해된 후 동부에서는 오랫동안 샌안토니오와 골든 스테이트를 7판4선승제에서 꺾을 만한 팀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 점에서 볼 때, 밀워키와 토론토가 우승후보로 평가받는 이번 시즌은 동부지구의 위상이 상당히 올라왔다고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컨퍼런스의 전력 차이는 1위 팀들의 맞대결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두 컨퍼런스가 플레이오프 진출 커트라인은 물론 순위경쟁을 포기한 ‘탱킹 팀’의 숫자에서도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서고동저 현상에 대한 불만은 올해도 계속해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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