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업계의 연이은 유료서비스 확대가 엇갈린 반응을 낳고 있다.
LCC업계의 연이은 유료서비스 확대가 엇갈린 반응을 낳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2000년대 중반 태동한 국내 LCC업계는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이제는 FSC 못지않은 존재감과 규모를 갖추고 있다. 이 같은 LCC업계의 성장은 우리 국민들에게 다양한 해외여행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긍정적인 평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부실한 서비스 및 안전관리가 꾸준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유료서비스 확대도 끊이지 않는 논란 중 하나다.

지난해 말 상장한 에어부산은 운항시간이 2시간 30분 이상인 국제선 노선에서 제공되던 무료기내식 서비스를 오는 4월부터 유로로 전환키로 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LCC업계의 유료서비스 확대 논란도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국내 LCC업계는 무료로 제공되던 서비스들을 하나 둘씩 유로로 전환하며 소비자들의 빈축을 샀다. 기내식은 물론 위탁수화물, 특정 좌석선택 등을 유로로 전환한 것이다. 무상기내식을 제공하는 LCC는 이제 진에어가 유일하다.

LCC업계는 LCC의 특성을 살려 소비자들에게 보다 합리적인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불필요한 서비스를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대신, 보다 저렴한 가격에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신희진(27·직장인) 씨는 “짐을 가볍게 챙기면 위탁수화물도 필요 없고, 기내식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러한 서비스 대신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훨씬 좋다”고 말한다.

한현섭(29·대학원생) 씨도 “맛없는 기내식 대신 다양한 기내식 중 선택할 수 있어 좋고, 질도 더 높아진 것 같다”며 “꼭 필요한 경우, 돈을 더 내고서라도 보다 편한 자리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줄어드는 서비스만큼 가격이 저렴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불평도 나온다. 32세 장혁수 씨는 “일부 특가항공권이 있다고는 하지만 극히 일부”라며 “평균적인 관점에서 보면 항공료가 오른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35세 나연수 씨도 “예전에 LCC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갔을 땐 정말 저렴하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엔 그렇지 않다”며 “아이가 있는 입장에서 꼭 필요한 서비스들을 포함시키다보면 저가항공사가 맞나 싶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 속에도 LCC업계가 줄줄이 유료서비스 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수익’ 때문이다. 한 LCC업계 관계자는 “단거리 및 중거리 노선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이는 그 자체로 LCC의 특성이다”라고 말한다. 실제 제주항공 등은 유료서비스 확대가 주효하면서 영업이익을 크게 늘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초심을 잃었다는 지적에선 자유롭기 어렵다. 인지도가 낮고, 못미더운 시선을 받던 초창기에는 무료로 제공하더니,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뒤에는 수익성만 추구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LCC업계 관계자는 “결국 얼마나 합리적인 수준에서 유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좋은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느냐가 각 LCC의 향후 경쟁력을 가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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