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극우 성향 보수논객으로 분류되는 지만원 씨를 5·18민주화운동 진상조사위원으로 추천할 지에 대해 당내 입장을 정리 못하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한국당이 '극우 성향'을 버리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뉴시스
자유한국당이 극우 성향 보수논객으로 분류되는 지만원(사진) 씨를 5·18민주화운동 진상조사위원으로 추천할 지에 대해 당내 입장을 정리 못하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한국당이 '극우 성향'을 버리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보수논객 지만원 씨의 5.18진상조사위원 선임 여부를 놓고 자유한국당이 갈라졌다. 과거서 문제를 놓고 공방이 거듭되면서, 혁신을 위한 한국당의 행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한국당은 이른바 ‘젊은 피 수혈’로 인적쇄신에 집중하고 있다. 당 혁신의 일환이다. 하지만 극우 성향으로 분류되는 지만원 씨를 한국당 몫 ‘5·18 민주화운동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으로 추천할 지에 대해 당내 입장이 나뉘면서 ‘혁신의 의미’가 다소 퇴색되는 모양새다.

한국당은 최근 인적쇄신 차원에서 당협위원장 교체 작업에 한창이다. 이를 위해 공개 오디션도 열었다. 인적쇄신을 제대로 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한국당은 당협위원장 교체가 필요한 지역구 15곳을 대상으로 지난 10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사흘에 걸쳐 공개 오디션을 진행 중이다. 공개 오디션에 참여한 후보 36명 가운데 3·40대는 모두 11명이다. 이 때문에 이번 공개 오디션은 ‘세대교체’를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이외에도 한국당은 아이노믹스(I노믹스·소득주도성장 정책 대안), 아이폴리틱스(I폴리틱스·정치개혁 대안), 평화 이니셔티브(대북정책 대안) 등 정책을 마련해 왔다. 이는 ‘반대만 하는 정당’ 대신 대안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실제 당 내부에서도 ‘반대’가 아닌 ‘대안 제시’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극우' 이미지를 벗고 대안정당으로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극우 성향 보수논객으로 분류되는 지만원 씨를 5·18민주화운동 진상조사위원으로 추천할 지에 대해 당내 입장이 정리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한국당이 도로 '극우 성향'을 갖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5·18민주화운동 진상조사위원 추천 과정에서 '극우 논란'이 제기돼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사진은 발언 중인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

◇ 지만원 논란 ‘혁신 역행’ 우려 

한국당은 올해 목표로 ‘올바른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을 내세웠다. 하지만 최근 한국당 내에서는 이를 역행하는 모습이 감지된다. 극우 성향으로 분류되는 보수논객 지만원 씨를 5·18 민주화운동 진상조사위원으로 추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다. 지씨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주장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한 각종 소송도 진행 중이다.

당 내부에서는 지씨를 민주화운동 진상조사위원으로 추천하는 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한국당이 최근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지만, 지씨가 극우 성향으로 분류되는 만큼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어서다. 한국당에 대해 ‘극우’ 이미지가 다시 씌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이와 맥이 닿아있다. 

그럼에도 일부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지씨를 진상조사위원으로 추천해야 한다고 반박한다. 이 과정에서 한국당은 지씨를 확실하게 배제하지 못한 채 고심하는 모양새다. 

한편,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9일 CBS라디오 ‘시사자치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지씨가 진상조사위원 추천 대상으로 거론되는 데 대해 “(지씨를 진상규명 위원으로 추천하는 데) 상당한 무리가 있고 이런저런 논란의 여지가 있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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