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가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의 환대를 받고 있다. /뉴시스
이낙연 총리가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의 환대를 받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본격적인 인사쇄신에 착수했다. 임종석 비서실장 등 초대 핵심 참모들을 교체한 문재인 대통령은 곧 개각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인사교체를 통해 분위기를 쇄신하고 올해에는 반드시 정책의 성과를 내겠다는 게 문 대통령의 의지다.

하지만 대규모 인사교체 폭풍 속에도 전혀 흔들림 없는 이가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 청와대 안팎에서는 비서진 교체 및 개각과 관련해 다양한 관측이 나왔지만, 총리가 바뀔 것이라고 보는 이는 거의 없었다. 오히려 당정청 소통의 중심으로서 문재인 대통령의 신뢰가 깊어졌다. 지난해 7월부터 이 총리가 민주당 대표와 원내대표, 청와대 핵심 참모들이 모이는 이른바 ‘6인 회동’을 주재했던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이 총리는 외교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평창올림픽 성화 채화식을 위해 2017년 그리스를 방문한 데 이어 2018년 세계 물 포럼 참석을 계기로 도미니카공화국과 브라질을 다녀왔다. 이밖에 7월 중동·아프리카, 12월에는 마그레브 3개국 순방을 마쳤다. “다자회의는 총리가 가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문 대통령의 판단에 따라, 올해 이 총리의 외교활동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 장관 임명제청권 행사 ‘주목’

최근에는 경제정책 실효성 확보를 위해 기업인들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지난 10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해 “내외의 기대와 주목에 상응해 잘 해달라”고 당부했고, 이재용 부회장으로부터 “한번 해보자는 마음을 다시 가다듬고 도전하면 5G나 시스템반도체 등 미래성장산업에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답변을 받았다.

총리의 역할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개각 과정에서 장관의 ‘임명제청권’을 행사할지 주목된다. 헌법상 행정각부 장관의 임명제청권은 총리가 갖고 있지만, 실은 이전까지 대통령이 모든 인선을 결정해 유명무실했다. 하지만 홍남기 경제부총리 임명에 이 총리의 강력한 천거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앞으로 이 총리가 ‘임명제청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켜졌다. 일각에서는 “한국형 이원집정부제”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 총리가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갈아치울지도 관심사다. 대통령 직선제 이후 임명된 국무총리는 총 26명이며, 김황식 전 총리가 재직기간 2년 5개월로 최장수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한동 전 총리가 2년 1개월로 두 번째다. 두 차례 총리로 임명된 고건 전 총리는 각각의 재직기간을 합하면 총 2년 3개월 동안 근무했다. 2017년 5월 31일 취임한 이 총리의 재직기간은 현재 1년 7개월로 문재인 정부 2기까지 임기를 채울 경우 기록경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직무능력과 관련해 안팎의 평가가 좋다. 언변과 업무파악, 조직장악 측면에서 탁월하다고 한다. 이 총리와 함께 일했던 경험이 있는 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사안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일일이 파악하고 있어서 실무자들이 깜짝 놀랄 때가 많았다”며 “한 번 지시가 떨어지면 만족할 때까지 몰아쳐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2년 가까이 재직하면서 구설수에 오른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신상관리 면에 높은 점수를 줬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