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가 지난해 블리즈컨 이후 각종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 블리자드
블리자드가 지난해 블리즈컨 이후 각종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 블리자드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글로벌 게임명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가 연초부터 곤혹스런 상황에 놓였다. 블리자드 성장을 이끌었던 전 대표의 이탈예정 소식부터 인종차별 의혹 등 각종 악재로 가득하다. 지난해 말 겪었던 혼란스런 상황이 올해에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 은퇴 수순 밟는 창립자… 비용절감 나선 액티비전

해외 게임전문매체 PC게이머 등은 지난 7일 블리자드가 증권 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인용, “블리자드 공동창업자인 마이크 모하임 고문의 고용계약이 오는 ‘4월 7일까지”라고 보도했다.

블리자드 공동창립자인 모하임은 그간 개발자이자 대표역할을 맡아왔다.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 시리즈 등 글로벌 흥행작으로 블리자드의 성장을 이끌었고, 27년만인 지난해 10월 대표를 사임한 뒤 전략고문에 올랐다. 표면상으론 창립멤버인 모하임이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은퇴수순을 밟는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블리자드에서 발생한 일들을 고려하면, 모하임의 은퇴가 주는 의미는 단순하지 않다. 모하임이 CEO에서 물러나면서 팬과 투자자들을 실망시키는 일들이 줄줄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시작은 작년 11월 열린 블리자드 연례 게임행사인 ‘블리즈컨 2018’이다. 블리즈컨은 신작공개부터 각종 이벤트 및 볼거리가 가득해, 블리자드의 팬들이 기대하는 축제다. 특히 작년엔 이들의 최대 IP 중 하나인 디아블로의 신작이 공개될 것으로 전해져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PC온라인이 아닌 모바일버전(디아블로 이모탈)이 공개됐고, 중국 게임사가 개발을 맡았다는 발표에 팬들은 크게 실망했다. 이는 투자자들의 우려로 이어졌다. 블리자드 지주사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시가총액은 블리즈컨 개최 후 최대 15조원가량 감소했다.

또 지난해 12월엔 자사 온라인게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하 히오스)의 e스포츠 리그를 일방적으로 폐지하고, 개발진을 축소한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민간회사의 이윤추구를 위한 결정에 간섭할 순 없지만, 리그에 몸담았던 프로선수 및 중계진 등 다양한 이들이 한순간 직장을 잃게 됐기 때문이다.

‘게이머’들을 우선시 했던 블리자드가 모하임의 은퇴를 시작으로 수익 극대화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일각에선 이에 대해 모회사 액티비전블리자드의 간섭이 본격화 됐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SNS에 공개된 블리자드의 인종차별 문제를 지적하는 글. / 트위터롱거(twitlonger)
SNS에 공개된 블리자드의 인종차별 문제를 지적하는 글. / 트위터롱거(twitlonger)

◇ 내부 부당대우 폭로도 이어져

또 블리자드의 부당한 처우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기도 했다. 과거 블리자드에서 디아블로1, 2 개발을 총괄했던 데이비드 브레빅은 지난해 10월 ‘블리자드가 업계 평균이하의 연봉을 지급하면서, 부족한 연봉을 충당시켜주는 연봉프로그램까지 손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후 유명 게임 유튜버인 제레미 햄블리는 같은 해 11월 블리자드 현직 직원들에게서 ‘열정을 착취당하고 있다’는 등의 제보내용을 공개했다.

아울러 이달 8일엔 ‘인종차별 문제’가 불거졌다. 블리자드의 전 직원이라는 줄스 무릴로 쿠엘라(Jules Murillo-Cuellar)는 SNS를 통해 ‘내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를 떠난 진짜 이유: 인종차별’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 따르면 그는 2013년 블리자드에 입사한 뒤, 2016년 하스스톤 e스포츠팀에 합류했다. 이후 상사로부터 멕시코 태생이란 이유로 각종 모욕을 당했고, 윗선에 보고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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