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행복을 추구하는 사내문화 조성을 위한 방안들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SK그룹
최태원 SK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행복을 추구하는 사내문화 조성을 위한 방안들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SK그룹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최태원 SK 회장이 직원들과 소통에 나섰다. 이번 행사는 지난 2일 그룹 신년회 당시 “회사의 제도 기준을 관리에서 행복으로 바꿔야 한다”는 최 회장의 발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SK는 지난 8일 최태원 회장이 서울 종로구 서린사옥에서 점심시간을 이용, ‘행복’을 주제로 그룹 구성원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고 13일 밝혔다. 이 자리에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 SK이노베이션 등 서린사옥을 이용하는 직원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앞서 신년회와 마찬가지로 형식과 내용 모두 기존의 틀을 깨는 파격적 행사였다. 모바일 앱을 통해 직원들이 즉석으로 질문을 올리면 최 회장이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또한 과거 사내문화에서는 민감할 수도 있는 질문들도 다수 올라와 눈길을 모았다.

최 회장은 본인의 워라밸을 진단해달라는 질문에 “제 워라밸은 꽝이다. 출퇴근 시간은 편하게 조절할 수 있겠지만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업무가 이어지기 때문에 제게 워라밸은 큰 의미가 없다”면서도 “그렇다고 저처럼 하라고 말하는 건 꼰대가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직원이 아빠 육아휴직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질문하자 “육아와 일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좋은 상품을 함께 고민해 만들어보자”고 말했다.

팀원이 팀장을, 팀장이 임원을 선택하는 인사제도에 대한 의견도 올라왔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장단점이 있겠지만, 그런 류의 과감한 발상을 하는 퍼스트 펭귄이 더 많아져야 한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최 회장은 “직장생활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쉽지도 않고 조직, 제도, 사람을 바꾼다고 긍정적 변화가 한 번에 생기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긍정적 변화를 효과적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조그마한 해결방안부터 꾸준히 찾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이 외부의 이해관계와 상충한다는 선입견을 갖지 말자. 외부의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공유, 공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자신의 줄무늬 양말을 보이며)이렇게 양말 하나만 변화를 줘도 주변에서 뭐라 할 수 있겠으나 스스로 행복하다면 주저하지 말고 추진하라”고 말했다.

사측 관계자는 “SK는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문화 조성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라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올해는 경영 현장을 찾아 소탈하고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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