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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개발공사, 첩첩산중] ‘채용비리 문건 유출’ 파장에 곤혹
[경남개발공사, 첩첩산중] ‘채용비리 문건 유출’ 파장에 곤혹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9.01.14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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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경남도가 산하기관인 경남개발공사의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감사를 벌인 가운데, 관련 제보 문건 일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불거져 파장이 일고 있다. 경남도는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자체 조사만으로는 사실 규명에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 내부고발 문건이 피감기관에? … 경남도, 수사 의뢰 

경상남도는 ‘경남개발공사 채용비리 내부 제보문서 유출 의혹’ 관련해 최근 경남지방경찰청에 수사의뢰했다고 13일 밝혔다. 

문제의 문건은 경남도가 지난해 6월 경남개발공사의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감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공사 직원들에게 받았던 내부고발 자료다. 

경남개발공사는 신입사원 채용 때 시험방식을 임의 변경해 전 국회의원 운전비서와 군의원, 공무원 자녀 등을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지역 시민단체들이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문제 제기를 하자 경남도가 지난해 감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경남도 감사관실은 직원들로부터 ‘채용 관련 조사 답변서’를 이메일로 받았다. 

그런데 경남도 감사실에 있어야 할 답변서 문건이 피감기관에 유출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9일 한 지역 언론사는 “경남개발공사가 외근 용도로 사용하는 8대의 노트북 중 1대에서 직원들이 작성한 ‘채용관련 조사 답변서’ 7건이 저장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답변서는 직원들의 실명과 채용비리와 관련된 구체적인 의혹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도는 증거 확보 차원에서 실명으로, 답변서를 받은 바 있다. 

경남도는 곧바로 조사에 나섰다. 경남도는 진상 조사를 위해 10일 도 사이버보안 전문요원을 포함한 자체 조사반을 투입해 경남개발공사 고객지원팀 관계자 입회하에 감사용으로 제공된 것으로 추정되는 노트북 8대 전부를 살펴봤다. 

이 가운데 감사반원 5명이 사용했던 노트북 5대를 지목해 감사 관련 문서 파일 저장 여부, 인터넷 사용기록, 이메일 사용기록 등을 확인했다. 하지만 언론보도에서 제기된 채용비리 관련 파일은 발견할 수 없었다. 다만 경남도는 노트북 한대가 조사 하루 전날 인 9일 오후, 시스템 에러로 부팅이 되지 않아 외부 업체를 통해 시스템 포맷과 프로그램 재설치가 이루어진 정황을 포착했다. 

◇ 경남개발공사, 신뢰 회복 가시밭길 

이에 따라 경남도는 디지털 포렌식 등 전문적인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정식 수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도는 경남개발공사 노트북 8대 전부를 봉인 후 수사기관에 제출할 예정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도에는 사이버범죄를 조사할 수 있는 전문인력과 분석에 필요한 장비도 없어 기술적 조사에 한계가 있고, 도가 시스템을 복원하면서 조사를 진행할 경우 ‘셀프조사’라는 의혹을 받을 수 있어, 투명한 사실 규명과 공정한 조사를 위해 개인정보보호법,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등으로 수사의뢰 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결과에 따라 관련자와 유출경위가 밝혀지면, 관련법에서 정한 후속조치를 단호하게 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으로 경남도는 물론, 경남개발공사까지 곤혹스런 상황에 놓였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경남도 뿐만 아니라 공사까지 후폭풍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경남개발공사 관계자는 “공사는 피감기관으로, 해당 문건 내용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다”며 “경남도 감사관실 담당자가 본인 이메일로만 직원들로부터 답변서를 받았다. 공사에서는 이를 취합해서 전달한 형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관련 내용을 알 수도, 보관할 수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련 문건이 발견됐다는 사실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며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가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경남개발공사는 경남도 산하 공기업이다. 지난해부터 직원 외유성 해외 출장 논란에 이어, 채용 비리, 성희롱 구설수까지 불거지며 바람 잘 날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말 이남두 신임 사장을 새 수장으로 맞이하며 신뢰 회복에 나서고 있지만 때 아닌 논란으로 찬물을 끼얹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