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는 MBC 월화드라마 '나쁜 형사' / MBC 제공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는 MBC 월화드라마 '나쁜 형사' / MBC 제공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MBC 월화드라마 ‘나쁜 형사’가 초반의 열기와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초반 시청률 10%(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던 ‘나쁜 형사’는 현재 시청률 5.9%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 거의 반토막난 셈이다. 왜 이렇게 된걸까.

지난 2018년 12월 3일 첫 방송된 MBC ‘나쁜 형사’는 영국 BBC 인기 드라마 ‘루터’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이에 ‘나쁜 형사’는 신선한 전개와 배우들의 구멍 없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으며 베일을 벗었다. 특히 ‘나쁜 형사’는 지상파 드라마로는 9년 만에 19세 미만  관람불가 등급을 내세우고 전파를 타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와 관련해 우태석 PD는 ‘나쁜 형사’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19금을 선정성이나 폭력성에 기대어 풀 생각은 전혀 없다”며 “묘사는 피해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보다 안보여주면서 더 무섭게 하는 방식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계속적인 폭력적인 장면에 시청자들의 불편감 섞인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 MBC '나쁜 형사' 방송화면 캡처
계속적인 폭력적인 장면에 시청자들의 불편감 섞인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 MBC '나쁜 형사' 방송화면 캡처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계속되는 폭력적인 장면에 시청자들의 불편감 섞인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는 것. 최근 전파를 탄 ‘나쁜 형사’ 방송 장면 속 김건우(‘장형민’ 역)가 신하균(‘우태석’ 역)에게서 도망치는 과정에서 일반 시민을 아무렇지 않게 무기로 찌르는 장편이 대표적인 예다. 사람들을 찌르고, 다치게 하는 장면들의 연속, 19세 미만 관람불가 등급을 달았음에도 ‘나쁜 형사’가 불편하다는 반응이 계속되는 이유다.

‘나쁜 형사’ 흥행의 열기가 꺾인 이유엔 스토리의 전개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우태석 PD는 영화 ‘배트맨’을 많이 참고해서 작품을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입증하듯 초반 방송된 ‘나쁜 형사’는 마치 히어로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시청자들로부터 신선하다는 호평을 얻었다. 

이와 함께 연쇄살인범 김건우를 향해 차가운 눈빛으로 거침없이 응징하는 신하균의 통쾌한 행보와 사이코패스 설정을 한 여성 캐릭터를 주연으로 설정했다는 점은 ‘나쁜 형사’가 기존 국내 드라마에서 보지 못했던 범죄 드라마의 탄생을 기대케 만들었다.

눈 앞에서 김건우를 놓친 신하균의 모습 / MBC '나쁜 형사' 방송화면 캡처
눈 앞에서 김건우를 놓친 신하균의 모습 / MBC '나쁜 형사' 방송화면 캡처

통쾌함을 선사하는 ‘나쁜 형사’는 옛말이 되어 버렸다. 계속 김건우를 눈앞에서 놓치는 신하균의 활약은 고구마를 여러 개 먹은 듯 답답함을 유발하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떨어뜨리고 있는 것. 또한 불 속에서도 살아 돌아오는 김건우의 모습은 개연성이 없다는 평이다. 

‘믿고 보는 배우’ 신하균을 비롯해 이설, 김건우, 박호산 등 배우들의 연기는 부족한 것 없이 완벽하다. 다만, 빈 틈 많은 스토리 전개와 다소 폭력적인 설정들이 배우들의 연기를 뒷받침하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는 상황. 여기에 tvN ‘왕이 된 남자’와 KBS 2TV ‘동네 변호사 조들호2: 죄와 벌’ 등 탄탄한 신작들이 나옴에 따라 점점 입지를 잃어가고 있는 ‘나쁜 형사’다. 

외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만큼 시청자들은 신선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제목처럼 ‘나쁜 형사’의 통쾌한 활약을 기대했을 터. 12회 만이 남았다. 과연 남은 회차를 통해 ‘나쁜 형사’가  초반의 포부와 열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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