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가 민주당을 탈당했고, 손금주·이용호 의원의 입복당이 불허되면서 민주당의 통합동력이 사라지는 모습이다. 사진은 이해찬 대표와 문재인 대통령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 뉴시스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가 민주당을 탈당했고, 손금주·이용호 의원의 입복당이 불허되면서 민주당의 통합동력이 사라지는 모습이다. 사진은 이해찬 대표와 문재인 대통령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정부여당의 통합동력이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의문이 제기된다.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주려던 인사들이 떠나거나, 정부여당이 이들을 배제하면서다. 2017년 대선 때 화합과 통합을 강조하며 내세웠던 '용광로'가 식어가는 셈이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는 14일 민주당을 탈당했다. 김 상임이사는 지난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부족한 저는 현 정부의 정책과 방향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짧은 민주당 생활을 접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 비핵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 또 원전 문제 등 현 정부의 정책에 수정이 필요하다"며 정책적 견해 차이를 드러냈다.

김 상임이사는 대선 직전인 2017년 4월 상도동계 인사들과 함께 문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고, 대선 직후 민주당에 입당했던 인사다. 문 대통령을 당시 '시대정신인 화합과 통합을 잘 수행할 수 있는 후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상임이사의 탈당이 PK 지지층의 이탈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인 'J노믹스'의 틀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김광두 전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의 사표도 지난달 31일 수리됐다.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캠프에 합류했던 김 부의장은 보수 경제학자로 불리며,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민주당은 무소속 이용호·손금주 의원의 입·복당도 허락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두 의원이 ▲민주당 정책에 맞지 않은 다수의 활동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의 낙선을 위해 활동 ▲지난 시기에 대한 소명 부족 등을 이유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두 의원은 과거 국민의당 시절 수석대변인과 원내대변인 등 주요 당직을 맡으며, 민주당과 각을 세울 수밖에 없는 위치였다.

여기에 호남 지역 원외위원장의 강한 반발도 민주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의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역 의원인 두 사람이 입·복당할 경우 현 원외지역위원장은 향후 총선 경선에서 이들과 맞붙어야 하는 상황이다. 두 의원에게 러브콜을 꾸준히 보내던 민주평화당의 거센 반발도 있어 '범여권 연대' 무산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러한 이탈 및 배제 움직임은 여당 지지도가 떨어지면서 나타나고 있다. 또 자신들의 뜻과 다르거나 비판적 행위자를 향한 민주당의 인격적 비난과 배척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내부폭로자들인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에 대해 "말하자면 조직에 적응을 잘 못한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민주당 대변인들은 지난 11일 민주당 유튜브 채널 '씀'에서 '자신감' 발언으로 화두가 됐던 김예령 경기방송 기자에 대해 "실력 부족"이라거나 "술 한잔 먹고 푸념할 때 얘기"라고 평가절하했다.

앞서 김 기자는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와 관련, "변화하지 않으려는 이유와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근거는 무엇인지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다"고 질문한 바 있다.

이러한 민주당의 발언에 대해 '편협하다'는 정치권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러 가지 사건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레임덕이 가속화되면 이런 일은 앞으로도 부지기수로 터질 것"이라며 "정부여당의 오만과 독선이 더해지고 당내분열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종철 대변인도 김 상임이사의 탈당 등에 대해 논평으로 "문재인 정부가 특정세력을 중심으로 패쇄적으로 되는 것은 결국 불행을 자초하는 지름길이다. 박근혜 정부가 친박패권주의로 몰락했던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집권 3년차, 거대 집권여당에게서 나타나는 전조가 심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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